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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바람 바람 바람’ 이성민 “내 노출신? 관객 모욕이죠”
"노출 담긴 성인물 아닌 성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
입력 : 2018-03-29 오후 5:12:19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검사외전’의 강동원 매력을 능가할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의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연출을 맡은 이병헌 감독이 주연 배우 이성민의 캐릭터 매력을 애둘러 표현했다. 당시 이성민은 진땀을 흘리며 “도대체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하지만 그의 당황하는 모습이나 이 감독의 자신감은 사실 근거가 있었다. 다음 달 개봉을 앞둔 ‘바람 바람 바람’ 속 이성민은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또한 시각에 따라선 마성적인 ‘석근’을 연기했다. 그는 “유부남 그것도 결혼 10년 차 이상이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얘기”라며 웃었다. ‘바람’ 혹은 ‘불륜’ 조장? 이성민은 “그런 것은 절대 없다. 단 ‘청소년관람불가’다. 그냥 성인용 즐김으로 봐달라”고 다시 웃었다.
 
이성민. 사진/NEW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성민은 덥수룩한 수염과 함께 코를 훌쩍거리며 약간은 괴로워했다.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고질병이던 비염이 도졌단다. 평소 자전거 타기가 취미인 그는 요즘 날씨 탓에 즐기지 못하는 것도 불만이라고. 평소 술을 즐기지 않는 그에겐 유일한 취미거리이자 소일거리 정도라고. 올해만 ‘공작’, ‘목격자’, ‘마약왕’ 등 3편의 영화 개봉과 신작 영화 출연도 논의 중이다.
 
“잠깐 짬이 나서 자전거 좀 타려고 했는데 요즘 날씨 때문에 죽을 맛이에요. 제주도 촬영 당시의 그 좋은 날씨를 경험하다 서울에서 요즘 이런 미세먼지를 경험하니 죽겠어요(훌쩍). 평소 운동 하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해서 배도 많이 나오는데 큰일이에요. 하하하. 그래도 좀 쉴 수 있으니 즐겨야죠. 영화도 재미있고. 재미있게 보셨죠?(웃음)”
 
코미디적인 연기톤 그리고 다소 과장된 캐릭터 소화력. 하지만 친근함이 강점인 이성민은 데뷔 이후 첫 번째 불륜남을 연기했다. 타고난 바람둥이, 마성의 매력을 소유한 ‘석근’이란 인물은 이성민의 유머스러움과 꽤 닮은 듯 했다. 우선 바람둥이 캐릭터이기에 ‘노출’에 대한 관객의 기대감도 있을 듯하다. ‘베드신’이란 단어에 너털 웃음을 지으며 그는 손사래를 쳤다.
 
이성민. 사진/NEW
 
“하하하. 아이고. 제가 벗으면 관객들에게 모욕이죠(웃음). 사실 이번 영화에도 비슷한 느낌의 장면이 있었어요. 그런데 최종적으로 빠졌습니다. 전 그게 이 감독이 선택한 신의 한수라고 봤어요. 그래야 이번 영화가 말하는 지점을 완성시킬 수 있고. 사실 ‘석근’의 얘기라기 보단 봉수(신하균)와 제니(이엘) 그리고 미영(송지효)의 얘기가 축이에요. 제가 돋보이는 건 좀 그렇죠. 벗는다고? 아이고 큰일나요. 하하하.”
 
가장 궁금한 것은 ‘전설적인 바람둥이’역할이었다. 평소 이성민이 연기해 온 캐릭터와 그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언뜻 매치가 되지 않는다. 물론 영화 속에서 그는 ‘석근’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해 냈다. 연기력이야 두 말하면 잔소리임은 누구라도 알 수 있다. 이병헌 감독이 제작발표회에서도 극찬을 했던 이성민의 존재감 그리고 그가 생각한 바람둥이 석근이 궁금했다.
 
“우선 이름부터가 ‘바람둥이’스럽잖아요. 하하하. 현장에선 ‘돌뿌리’(돌 ‘석’, 뿌리 ‘근’) 오빠라고 불렸어요. 전 이 감독의 ‘스물’을 보지 못했는데. 출연 제안이 왔을 때 하균이가 한다는 말을 듣고 힘을 얻어 결정을 했죠. 물론 시나리오도 재미있었고. 사실 시나리오의 재미보다도 ‘캐릭터’ 하나가 나오겠다 싶었어요. ‘석근’ 캐릭터가 탐이 났다고 설명하는 게 딱 맞을 듯 싶었죠. 그리고 제가 언제 바람둥이 역을 해보겠어요. 하하하.”
 
이성민. 사진/NEW
 
‘바람둥이’란 캐릭터를 알게 되고 인물을 만들어갔다. 멋들어진 중년의 아저씨를 생각하면서 머릿속으로 그렸다.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류승룡이 연기한 ‘바람둥이’를 넘어서는 마성의 매력을 뽐내려 만반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연출과 시나리오를 쓴 이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고. 완벽하게 다른 감독의 생각에 사실 처음에는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고.
 
“‘바람둥이’라는 데 너무 댄디한 느낌? 그냥 평범한 일상의 아저씨 같은 느낌을 원하더라구요. 뭔가 매력을 보여야 하는데. 그게 보일까 싶었죠. 더욱이 저 같은 특징 없는 아저씨가 연기를 하는데(웃음). 그런데 일상적인 모습이 등장해야 나중에 이뤄지는 반전 이미지가 설득력을 얻겠구나 싶었죠. 처음에는 몰랐지만 이 감독의 철저한 계산에 사실 좀 많이 놀랐어요.”
 
영화나 드라마 모두에서 확실한 자기 색깔과 위치를 다진 이성민이지만 이 감독의 철저함에는 탄복했단다. 이 감독의 데뷔작 ‘스물’을 뒤늦게 감상하면서 그의 스타일을 짐작했다고. 그리고 예상한 그의 모습은 현장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드러나면서 작품 자체에 대한 신뢰도 점차 쌓여갔단다. 이성민은 이 감독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이성민. 사진/NEW
 
“함께 작업해 본 이 감독은 뭐랄까. 계산된 호흡이나 시간 카운팅을 아주 철저하게 계획을 하더라구요. 적재적소에 그런 지점을 배치해서 배우가 웃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줘요. 현장에서도 모니터 앞에 그냥 ‘꿍’하고 앉아 있어요. ‘뭐하지?’ 궁금해 했는데. 그런 계산을 하고 있더라구요. 대단한 친구에요. 그리고 엉뚱하고 하하하. 가끔은 어처구니가 없을 때도 있어요. 근데 그게 아주 기발한 어처구니라 놀라죠.”
 
그런 기발함이 ‘바람 바람 바람’을 통해 드러났고 이성민을 맏형으로 신하균, 이엘, 송지효 등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이 모두 모이는 결과가 됐다. 사실 영화가 개봉 전이지만 ‘불륜 조장’이란 좋지 않은 타이틀도 얻고 있는 ‘바람 바람 바람’이다. 최근의 사회 분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의도가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도 되고 있다. 이성민도 그 점을 우려했다.
 
“그냥 영화일 뿐이에요. 대신 성인들이 봐야 이해가 되는 성인물? 야한 노출이 담긴 성인물이 아닌 그냥 성인들이 이해가 되는 그런 이야기죠. 실제로 우리 배우들 중에서도 기혼자는 저 하나잖아요. 전 모든 스토리가 이해가 되요. 그런데 하균이나 이엘, 지효는 완벽하게 이해는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극중에 석근이 ‘난 마누라와 아직도 키스해’란 대사에 빵 터지잖아요. 그게 왜 웃긴 건지 하균이도 잘 모르더라구요. 그래서 우리가 ‘청불’ 등급이 나왔나봐요. 성인들만 이해할 수 있는.”
 
이성민. 사진/NEW
 
이성민은 자신의 아내가 영화를 감상한 소감도 덧붙였다. 기혼자들만 이해할 수 있는 코드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 것이다. 일부 장면에선 사실 자신도 예상치 못한 질문을 아내에게 받아 놀랐던 적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기혼자이면서도 남자와 여자의 시각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영화가 ‘바람 바람 바람’이라고 정의했다.
 
“우리 영화가 어쩔 수 없이 일탈에 대한 얘기를 하잖아요. 그런데 유부남들은 공감할 수 있는게. 아무리 뭔 짓을 해도 ‘부처님 손바닥’이라고. 마누라에게 뻔히 걸리잖아요. 때로는 마누라들이 다 알면서도 넘어가주기도 하고. 우리 집사람도 딱 그걸 얘기하더라구요. 하하하. 이번 영화에서도 그런 비슷한 장면이 나와요. 처음과 엔딩 장면에서의 청룡열차 장면. 나와 하균이가 무표정하게 앉아서 청룡열차를 타는 장면. 그게 그런 거죠.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 쳐 봐야 여자 손바닥 안이다’ 뭐 이런? 하하하. 결론은 아내에게 잘합시다!!!하하하.”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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