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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진범, 18년만에 유죄 확정
대법 "최초 자백·증인 진술 등 종합할 때 진범 맞아…징역 15년"
입력 : 2018-03-27 오후 6:03:30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택시기사를 흉기로 처참하게 살해한 진범이 18년만에 대법원에서 유죄판단과 함께 징역 15년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7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37)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친한 친구는 수사개시 전부터 피고인이 범인이라는 사실을 여자친구 등에게 말했고, 피고인도 수사개시 후 자백을 번복하기 전까지는 범행사실을 시인했다”면서 “ 택시 뒷좌석에 앉아 있다가 피해자를 칼로 찔렀고 당시 피해자가 소리쳤다는 등의 피고인의 자백내용은 피해자의 무전내용, 범행현장의 상황, 피해자의 상해부위와 정도 등과 구체적으로 들어맞는다”고 지적했다.
 
또 “범행 당일 새벽에 피고인으로부터 피와 지방이 묻은 식칼을 건네받아 매트리스에 보관했다는 피고인 친구의 진술은 법의학 전문가의 의견과 일치하고 다른 증인들의 증언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렇다면 객관적 물증이 없다고 하더라도, 조사자 증언과 피고인 친구의 진술, 그리고 그 밖의 증거 등을 종합할 때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은 15세 소년이 경찰의 강압 수사에 못 이겨 허위로 자백한 뒤 10년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사건으로, 영화 ‘재심’의 모델이다.
 
김씨는 2000년 8월,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에서 주차 중이던 택시기사 A씨를 상대로 돈을 빼앗으려다 A씨가 도망치려 하자 흉기로 가슴을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그러나 목격자나 이렇다 할 증거가 없어 사건이 미궁으로 빠지다가 엉뚱하게 당시 15세이던 최모군이 범인으로 지목됐다.
 
경찰의 강압수사에 못 이긴 최군은 자신이 범인이라고 허위로 자백했고, 2000년 이를 근거로 유죄가 확정된 10년간 복역한 뒤 2010년 만기 출소했다.
 
사건발생 3년 후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김씨의 친구 임모씨로부터 김씨가 범행을 자백했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김씨 역시 경찰에 붙잡혀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그러나 검찰이 경찰의 구속영장청구 신청을 기각했고, 이를 기점으로 김씨와 임씨는 갑자기 정신병원에 입원한 뒤 경찰에서의 진술은 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해 꾸며낸 얘기라고 진술을 바꿨다. 2006년 검찰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김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만기출소한 최씨가 재심을 청구하면서 진실은 결국 드러나기 시작했다. 법원은 2016년 11월 재심에서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동시에 김씨에 대한 수사가 재개됐다. 한 달 뒤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는 과거 허위진술을 반복했지만 1, 2심은 김씨의 최초 자백과 증인들의 진술 등을 종합해볼 때 김씨의 계획적 강도살인이 인정된다고 보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지난해 8월 기자간담회에서 재심을 통해 무죄가 확정된 이 사건을 검찰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 사건 중 하나로 지목했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이 2016년 11월17일 오후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피의자 김모(38)씨를 경기도 용인에서 체포해 압송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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