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상주)는 1일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정 전 비서관과 검찰 쌍방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이를 통해 국정농단 사건의 단초를 제공했다"며 "국무와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고 국정질서를 어지럽히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정농단 사건의 진상규명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조사에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최씨의 외장하드에서 발견된 문서 일부분에 대해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유출된 청와대 문건 47건 중 33건에 대해선 입수 과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정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2013년 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최씨에게 장관 인사 정보 등 공무상 비밀을 넘긴 혐의로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그는 재판에서 문건 유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을 잘 보좌하기 위한 공무의 일환이라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피고인은 고도의 비밀유지가 인정되는 문건을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민간인에게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질서를 어지럽히고 국정농단의 단초를 제공해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47건의 문건을 유출한 공무상 비밀누설 공소사실 중 33건은 수사기관의 압수절차에 문제가 있고, 달리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아볼 수 없어 무죄로 판단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