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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검찰, '우병우, 이석수 뒷조사 지시 단서' 확보
추명호 전 국장에게 지시 정황…구속영장 청구 방침
입력 : 2017-11-29 오후 6:43:04
[뉴스토마토 최기철·정해훈·홍연 기자]검찰이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결정적 단서를 쥐고 있다. 우 전 수석도 이번에는 검찰의 칼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등에 대한 불법사찰과 위법성을 확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전화통화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우 전 수석이 앞서 구속기소된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에게 이 전 특별감찰관 등에 대한 불법사찰을 직접적으로 지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화내용이 여럿 포함됐다.
 
우 전 수석이 자신을 감찰하고 있는 청와대 특별감찰관실에 압력을 행사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지난해 ‘정강 의혹’ 등이 불거지자 우 전 수석에게 사실확인을 위한 질의서를 보냈다. 우 전 수석은 답변서에 소명과 함께 "감찰권 남용 시 형사처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 전 수석은 이 외에도 여러 채널을 통해 감찰권을 남용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느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전날 우 전 수석에 대한 재판에서 본인은 우 전 수석을 잘 아는 사이여서 느낌이 달랐지만 감찰실 직원들은 개별적으로 여러 이야기를 들으니 위축된 것 같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의 최측근인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도 검찰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입장을 바꿔 제기된 의혹에 대해 상당부분 시인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 전 차장은 지난 26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8시간 가까이 고강도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그는 추 전 국장이 우 전 수석에게 이 전 특별감찰관 등에 대한 불법사찰 내용을 비선 보고한 사실을 인정했다. 최 전 차장은 다만, 우 전 수석과 추 전 국장 사이의 일에는 직접 개입한 바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차장은 지난달 24일에도 추 전 국장의 비선보고 의혹과 관련해 “(이 전 특별감찰관에 대한 동향과 관련해) 우 전 수석과 이야기했던 것은 국정원법 2조를 근거로 한 통상적 업무였다”고 말해 그 자신도 추 전 국장의 비선보고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수사팀의 순발력과 경험도 수사 진척에 한몫하고 있다. 수사팀은 지난 24일 우 전 수석이 재판을 마치고 귀가하는 과정에서 영장을 제시하고 휴대폰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 내 측근이 있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허를 찔러 그의 도움을 차단한 것이다. 우 전 수석에 대한 조사를 맡고 있는 이복현 부부장검사는 특별검사팀 수사 당시에도 우 전 수석을 조사했다. 수사팀은 우 전 수석과 추 전 국장이 조사를 받을 때 연결관 역할을 한 검사에 대해서도 증거인멸 등 혐의로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뇌부 분위기도 조심스럽지만 현 상황에 긍정적인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한 고위 검찰 간부는 우 전 수석의 혐의 입증과 구속가능성을 묻자 입을 다물면서도 “예전과는 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오전 9시52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자리에서 "지난 1년 사이에 포토라인에 네 번째로 섰다. 이게 제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고, 헤쳐나가는 것도 제 몫이라 생각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불법 사찰 지시하고, 비선 보고받았다는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검찰에서 충분히 밝히겠다"고 대답했다.
 
우 전 수석은 이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등 추 전 국장의 민간인·공무원에 대한 불법사찰을 지시 또는 보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우 전 수석을 상대로 불법사찰을 직접 지시했는지 등 혐의 전반에 대해 강도 높게 추궁했다. 측근인 최 전 차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내 직권남용 등 혐의로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등을 불법 사찰하고, 비선 보고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정해훈·홍연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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