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회식 후 도로변에 누워있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이진만)는 교통사고로 사망한 문모씨의 아내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문씨는 지난해 1월 13일 저녁 7시부터 10시 48분까지 서울 소재에 있는 음식점에서 전무, 부장 등과 함께 회식을 했다. 회식이 끝나고, 다음날인 새벽 2시 11분 도로변에 누워 있던 중 그 장소를 지나가던 차량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고,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같은 날 6시 10분쯤 사망했다.
재판부는 "회사의 전반적인 지배 관리하에서 이뤄진 회식에서 과음으로 인해 정상적인 거동능력이나 판단능력에 장애가 있는 상태에 이르러 이 사건 사고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회식은 조직변경으로 인한 부서 이동 즈음에 직원들을 격려하고 원활한 인수인계와 지속적인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며 "이 사건 회식과 관련해서도 통상 사전의 방식으로 품의, 결재, 비용 지급 등의 절차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문씨는 협력업체 대표와 술을 마신 상태에서 회식에 합류하고, 실무 책임자로 회식 취지를 살리기 위해 술자리를 주도했고 그 과정에서 만취했다"고 설명했다. 또 "주거지나 하차 장소, 사고 장소 등에 비춰보면 만취한 상태에서 귀가하던 중 방향감각을 잃고 헤매다가 사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문씨의 아내는 지난해 6월 문씨의 사망은 회식 중 과음으로 인한 것으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으나 공단은 "회식이 노무관리나 사업 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보기 어렵고, 통상적 귀가 경로를 이탈했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아내는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사진/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