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부당 공동행위를 자진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한 기업에 대한 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감면해주는 ‘리니언시’ 기한을 시행령으로 2년 제한을 둔 공정거래법 해당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6일 A건설 등 3개 기업이 부당 공동행위를 자진신고한 자에 대한 시정조치 및 과징금 감면 범위와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공정거래법 22조2항은 헌법상 법률유보원칙,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의 일치된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과징금 감면을 위한 자진신고 또는 조사협조의 구체적인 요건·절차 및 그에 따른 과징금 감경 비율은 세부적·기술적 사항으로 입법자가 반드시 스스로 결정하여야 하는 본질적 사항이라기보다는 행정입법이 충분히 규율할 수 있는 사항”이라며 “이에 비춰볼 때 심판대상 조항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자진신고자 또는 조사협조자에 대한 제재 감면 제도의 세부적인 내용을 효율적으로 정하기 위해서는 전문적·기술적 능력과 정책적 고려가 요구되고, 변화하는 경제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여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전문성 있는 행정부가 탄력적으로 규율할 수 있도록 대통령령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감면대상 범위나 과징금 감면 여부 및 그 정도는 조사에 기여한 사업자가 공정위 조사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다르게 규정될 것임을 충분히 예측 할 수 있기 때문에 심판대상 조항은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사는 2010년 경기도 지역 에너지시설 설치사업 공사에 다른 회사 두곳과 공동으로 입찰했는데, 공정위는 A사 등이 공사 투찰가격을 합의해 부당한 공동행위를 했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자 공동 입찰 업체 중 한 업체가 1순위 조사협조자로 감면을 신청했다. A사는 2014년 2순위 조사협조자로 감면신청을 했는데, 공정위는 1순위 감면신청자가 신청한 지 2년이 지났다며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A사가 "과징금 감면 대상 및 기준을 포괄적으로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합리적 이유 없이 2순위 자진신고자를 차별하고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공정거래법 22조2의 제1항은 부당한 공동행위의 사실을 자진신고했거나 증거제공 등의 방법으로 조사에 협조한 자에 대해 시정조치나 과징금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구체적인 범위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대통령령은 1순위 자진신고 또는 조사협조가 이뤄진 날부터 2년이 지나 자진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할 경우 과징금 및 시정조치를 감경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청사. 사진/헌재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