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법원 판결로 보훈급여 수급권이 외손자에서 친손자로 바뀌었더라도 기존에 보훈급여를 받던 외손자가 고령이고 경제적으로 어렵다면, 외손자에게 이미 지급된 보훈급여금을 환수하는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해 부당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중앙행심위)는 독립유공자 고 이 모씨의 외손자 정 모씨가 국가보훈처를 상대로 낸 ‘보훈급여금 과오급금 환수처분 취소청구’ 사건에서 정씨의 청구를 받아들였다고 11일 밝혔다.
정씨의 외할아버지는 독립유공자로 1960년 사망했다. 이후 55년만인 지난 2015년 해방 이후 사망한 독립유공자 손자녀도 유족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법령이 개정됐다. 국가보훈처는 이 같은 사실을 정씨에게 통지했으며, 정씨는 이에 따라 유족등록을 신청했다. 정씨가 살던 경기남부보훈지청은 같은 해 6월 정씨가 보훈급여금 수급자에 해당한다고 결정하고 다음해 10월까지 보훈급여금 106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같은 해 8월 친손자가 고인을 실제로 부양한 사람은 자신이라며 소송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2016년 10월 보훈급여금 수급권자가 친손자로 바뀌었다. 국가보훈처는 이에 따라 지난 1월 그동안 받은 보훈급여금 전액을 반납하라고 통보했지만 정씨는 적법한 절차에 따랐을 뿐이라며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중앙행심위는 “정씨는 국가보훈처 안내를 받아 유족등록을 신청해 수급자로 결정됐고, 수급자 선정 과정에서도 부정한 방법이 없었다”면서 정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또 “정씨가 보훈급여금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고인을 주로 부양한 자가 친손자라는 것을 알릴 의무도 없다”고 판단했다.
중앙행심위는 이와 함께 “정씨가 80세의 고령이고 경제적으로 곤궁한 차상위계층인 점, 진정한 수급자가 친손자인 점이 보훈급여금 대상자 선정 이후 밝혀진 점 등을 아울러 고려했다”고 밝혔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