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MBC와 KBS 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4일, 서울 상암동과 서초동에서는 몇시간 간격으로 김장겸 MBC 사장과 관련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있었다. 잠적했던 김 사장이 상암동 사옥으로 ‘기습출근’한 데 이어 자유한국당 의원 등 당직자 200여명이 서초동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한 것이다.
김 사장과 자유한국당의 이날 행보는 모두 이례적이다. 김 사장은 부당노동행위 혐의와 관련해 서면 진술과 자료제출로 충분히 소명했기 때문에 노동청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버텨왔다. 그러던 김 사장이 지난 1일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3일간 잠적했다가 이날 복귀했다.
자유한국당의 이날 대검 방문은 국회의원들의 역대 항의 방문 역사 가운데 단연 최대 규모다. 그동안에는 의원이나 보좌관들이 자신들의 승용차나 승합차로 방문했지만, 이날 자유한국당은 버스 3대에 200여명이 나눠 타고 대검으로 들어왔다. 이날 항의 방문에 참석한 의원만 80여명이다. 이들은 오전에 실시될 예정이었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을 보이콧하고 ‘김장겸 구하기’에 나선 것이다. 헌재소장은 지난 1월 박한철 소장이 퇴임한 뒤 9개월간 공석 상태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6시 ‘기습출근’ 해 파업 불참 직원들을 치하한 데 이어 임원회의를 열었다. MBC 홍보국은 “김 사장이 ‘국민의 소중한 재산인 전파를 사용하는 지상파 방송이 어떤 경우라도 중단돼서는 안 된다. 비상 근무자들의 노고가 방송의 독립과 자유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또 노동청이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상암동 사옥을 방문하자 “5일 출석하겠다”말했다. MBC 홍보국은 "김 사장은 체포영장 집행은 물론 고용노동부의 무리하고 강압적인 출석 요구도 법 절차의 하나라는 의견도 있음에 따라 일단 내일 고용노동부에 출석해 조사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운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무일 검찰총장과의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군사정권 시대에도 없었던 일이 벌어졌다. 이에 대한 검찰총장의 엄중한 사과와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며 “아울러 KBS와 MBC 파업에 불법적인 것이 있을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에 대해서도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MBC·KBS 노조는 이날 0시부터 동시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양대 공영방송사 노조가 동시에 파업하는 것은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MBC 김장겸 사장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데 반발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 검찰총장과 면담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