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올들어 코스피가 2400포인트라는 전인미답의 고지에 올랐다. 상반기에만 연초 대비 18%나 급등했고, 매월 종가가 시초가 보다 높은 양봉 기록을 세웠다. 하반기 들어서 코스피는 목표 밴드 상단인 2600 도달 전 2400선 안착을 위한 진통을 거치고 있다.
자연스럽게 증시 조정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매크로와 기업실적이 긍정적이이라는 점에서국내 주식시장이 '붐 사이클'에 편승할 것이라는 강세론이 우세한 가운데,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 긴축 움직임 등 부담스러운 요인들 때문에 한편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잠재된 위협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분산 투자로 위험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여전한 저평가·풍부한 유동성…강세론 뒷받침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증권가에서 제시한 코스피 최상단은 2600포인트로 상반기 고점에서 불과 200포인트를 남겨두고 있다. 상단은 더 열릴 가능성이 있다. 하반기 시장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은 낙관론이 우세하다. 한국증시가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평가 상태이며, 글로벌 자금이 미국에서 벗어나 비달러화 자산으로 이동하는 자금 이동의 초입에 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모멘텀이 충분하다는 시각이다.
상반기 증시 강세의 가장 든든한 배경은 수출지표나 기업이익 증가세였다. KB투자증권은 더 중요한 건 풍부한 유동성이라고 꼽았다. 이은택 K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년간 오직 미국으로만 쏠린 자금이 빠져나오기 시작했다면, 비달러화 자산을 중립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만 최소 2~3년이 필요할 수 있다"며 "기업이익, 수출, 신정부 기대감만으로 증시가 오른 것이라면 올해 말이 매도 타이밍이겠지만 지금은 글로벌 자산배분 차원에서 거대 자금 이동이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투자자들에게도 지금의 강세장에 편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투자회복이 경기를 이끌고, 통화 유통속도가 빨라지며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호황을 보이는 유동성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흐름은 기업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져 증시가 가장 경계하는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어느때보다 낮아졌다는 평가다. 김성봉 삼성증권 WM리서치팀장은 "주가가 많이 올라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지만, 과감히 붐 사이클에 올라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증시가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것도 추가 상승의 재료가 된다. 유진투자증권도 7개월 연속 상승한 코스피가 2400선에 안착한 후 상승 트렌드를 유지할 걸로 봤다. 이상재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이익전망 개선세가 멈추지 않는 한 주식시장의 조정을 속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익전망 개선이 멈추더라도 높은 PER를 부여할 만한 리레이팅 여지가 남았다"고 말했다.
'긴축정책' 우려 등 속도조절론도…전약후강에 무게
하반기에도 코스피의 추가 상승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외 변수와 속도조절에는 대비하자는 신중론이 한편에서 제기되고 있다. 신중론은 대게 3분기 속도조절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신증권은 유가하락, 달러 강세 반전 가능성, 미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통화긴축 선호), 실적 하향조정 등을 근거로 3분기에 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 코스피는 3분기 조정을 거친후 전약후강 패턴이 예상된다"며 "4분기에는 밸류에이션 매력과 환율 모멘텀, 정책 기대감을 바탕으로 다시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론을 부추긴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유럽중앙은행(ECB)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다. 이는 기존의 양적완화 정책을 중단할 것이라는 신호인데, 연준이 보유자산을 축소하게 되면 신흥국으로부터 자본유출을 유도할 수 있어 한국으로서는 불안 요인이다. 가장 가깝게는 오는 26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시선이 모아진다.
신한금융투자도 하반기 목표 2500선 전에 3분기를 거치면서 지수가 일시적으로 하단인 2200선까지 밀릴 가능성을 열어뒀다. 주식시장을 제외한 제반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투자전략상 100 중 50은 주식으로, 나머지 절반은 현금으로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노리라는 전략을 제시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이달 중순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 변곡점을 앞두고 잠시 움츠릴 필요가 있다"며 "적정 밸류에이션으로 추정한 하반기 코스피는 2200~2500포인트지만, 3분기에는 지수가 일시적으로 하단 근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중국의 경기 불안, 선진국의 통화긴축 우려, IT 모멘텀 둔화, 투자자 심리위축, 신흥국 투자선호 약화 시그널이 속도조절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기존 추세가 연장되겠지만,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하다면 지금이 그 때일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