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의중기자] 자유한국당이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 지위를 이용해 정부조직법 처리를 가로막으면서 국정운영에 차질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와 안전행정위원회 개의를 연계하며 회의를 거부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현 정부가 출범한지 두 달이 지난 상태에서 조직 정비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9일 국회 안행위에 따르면 애초 11일 전체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12∼13일 법안심사소위를 거쳐 17일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국당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지켜본 뒤 회의를 열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두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아예 정부조직법 심사를 무산시키겠다는 심산이다.
안행위 의사진행권을 쥔 안행위원장은 한국당 유재중 의원이다. 한국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안행위 장기 공전은 불가피하다. 유 의원은 “여야가 안행위 일정에 합의했지만, 당이 전체 상임위를 보이콧했기 때문에 안행위도 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조직법 처리는 또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문 대통령이 요청한 두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은 10일이다. 인사청문요청서 제출일로부터 20일 이내인 지난 3일까지 채택돼야 했으나, 여야 이견으로 무산됐다. 청와대는 한 차례 더 국회에 보고서 송부를 요청했다.
하지만 지금의 분위기에선 또 다시 보고서 채택이 불발될 공산이 크다. 결국 문 대통령이 10일 이후 임명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심해야 한다.
청와대는 각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청문회를 통해 일정부분 해소된 데다 크고 작은 흠결이 있지만, 장관 직무를 수행하기에 결정적 하자가 있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한국당이 정부조직법 처리를 두고 아무 상관이 없는 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를 연계하면서 국정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직권남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 안행위 관계자는 “도대체 정부조직법과 장관 후보자 임명이 무슨 상관이냐”며 “정부조직법을 인질로 잡아 두 후보자의 내정 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국회 권한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당은 상임위 전면 보이콧 방침에 따라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있어서도 자당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상임위 일정을 거부 중이다.
자유한국당 소속 유재중 안전행정위원회 위원장 사진/뉴시스
김의중 기자 zer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