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의중기자] 은행, 보험사 등 금융사들이 수수료 명목으로 과도한 수익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은행은 전체적인 송금 수수료율을 인하해놓고 면제 대상을 줄이는 꼼수로 소비자를 기만, 오히려 수익을 늘렸고, 보험사는 중도해지가 많은 특성을 이용해 ‘중도상환 수수료’로 고수익을 챙겼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9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 보험사, 카드사가 각종 수수료로 거둬들인 수익은 최근 4년여 동안 2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기별로 2013년 6조5615억원, 2014년 6조4321억원, 2015년 6조5186억원, 2016년 6조5105억원, 2017년 1분기 1조7223억원이다. 연평균 6조원 이상을 수수료 명분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지운 셈이다.
특히 16개 국책·시중·지방은행들의 수수료 수익이 27조2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이 거둔 수수료는 2013년 6조4384억원, 2014년 6조3081억원, 2015년 6조3684억원 2016년 6조3617억원, 2017년 1분기 1조6987억원이다.
은행들이 금감원에 신고한 수수료 항목은 송금, 추심, 방카슈랑스·수익증권 판매, 대여금고, 대출 조기상환, 자동화기기(ATM), 자산유동화, 외환 등 20여 가지에 달한다.
이 가운데 다수의 소비자가 사용하는 송금·ATM 수수료는 2011년 대폭 인하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생색내기에 불과했다. 수수료 면제·인하 대상을 대폭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수익을 보전했기 때문이다. 수수료율 인하 이후 오히려 수익이 늘어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대표적으로 KEB하나은행의 송금 수수료 수익은 2015년 130억원에서 지난해 172억원으로 32%나 올랐다. 올해 1분기에만 50억원의 수익을 늘렸다. 또 2015년 98억원이던 ATM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178억원으로 82% 뛰었다. 올해 1분기에는 39억원을 거둬들였다.
카드사는 주로 가맹점 결제를 통해, 보험사는 가계대출 중도상환을 주 수익원으로 삼았다.
전업 카드사들의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2013년 739억원에서 지난해 889억원으로 증가했다. 4년간 거둔 수수료 수익은 3253억원에 이른다. 삼성카드가 107억원에서 131억원으로 수익이 가장 많이 늘었다.
신한카드의 수익도 같은 기간 156억원에서 164억원으로 올랐다.
보험사 중도상환 수수료 수익 역시 2013년 492억원에서 지난해 599억원으로 뛰었다. 이 중 삼성생명 중도상환 수수료 수익은 2013년 114억원에서 작년에는 150억원으로 늘어났다. 삼성화재도 같은 기간 66억원에서 92억원으로 수익이 증가했다.
금융사들이 이처럼 수수료를 명분으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던 건 그동안 금융당국이 수수료율을 시장 자율에 맡겨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회 등에서 꾸준히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정작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제재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이들 금융사의 과도한 수수료 수익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카드사 가맹점수수료와 보험사 실손 의료보험료 인하를 공약한 이후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이 공약을 국정과제로 다루기로 했다. 박 의원은 “은행의 수수료 수익이 높기 때문에 카드수수료와 보험료뿐 아니라 은행 수수료 체계가 합리적인지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금융사들은 소비자에 대한 금융서비스 질 저하 등을 핑계로 수수료율 인하에 반대하고 있어 실제 관련 제도가 정비되기까진 진통이 예상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사 수수료율을 낮출 경우 원가 이하 저축 상품이나 보험 상품 등을 없애는 등 수익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