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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관·국가관 검증 없이 변죽만 울린 청문회
야당, 헌재소장 후보자 소수 의견 가지고 색깔론 공격
입력 : 2017-06-08 오전 3: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김이수 제6대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변죽만 울리다가 끝났다. 헌법관이나 국가관 등 헌재소장으로서 적격자인지를 검증하기 보다는 김 후보자의 과거 판결에 대한 공격이 주를 이뤘다. 특히 곽상도, 김도읍 의원 등 자유한국당 측 의원들이 공세에 나서면서 나중에는 인사청문회가 색깔론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한 질의는 그동안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에서의 소수의견을 포함한 헌재 재판관으로서 내렸던 결정, 헌재소장 지명 배경, 헌재소장 임기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첫 순서로 질의에 나선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금까지 후보자가 내린 결정 중 19건 모두 민주당에 편향된 판결”이었다며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았다. 이어 “후보자는 민주당이 제시하는 의견에 따라 독단적인 의견을 내면서까지 따라가고 있다”며 “다른 재판관들도 소수의견을 내지만 적게는 2건에서 많게는 7건에 이르는데 반해 후보자만 소수의견 19건으로 민주당 의견을 따라가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곽 의원은 “이런 결정들을 보면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이나 독립성 등이 전혀 유지가 안 되고 있다. 이런 후보자에게 어떻게 헌재소장을 맡기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결코 민주당 의견을 따라 의견을 낸 적이 없다”면서 “민주당과 똑같은 의견을 냈다는 것은 저를 모욕하는 말씀 같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번엔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이 김 후보자의 통진당해산심판 소수의견을 가지고 공세에 나섰다. 백 의원은 김 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 추천 몫의 재판관이기 때문에 통진당 해산심판 당시 반대취지의 소수의견을 낸 것 아니냐며 김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나 생각한다"고 답한 뒤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저를 '좌편향적', '민주당 편향적'이라고 하는 비난이 있지만 저는 전혀 편향된 사람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오후 들어 자유한국당 측에서 헌재소장 지명 배경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청문위원과 김 후보자간 팽팽한 김장감이 들기도 했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김 후보자에게 “최초로 헌재소장 후보자로 선정됐다고 연락한 사람이 누구냐”고 질의하자 김 후보자는 “자세히는 말씀 드리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 인사 계통의 청와대 수석이라고만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그 배경을 꼭 확인해야 할 일이 있다. 수석 누구냐”고 공세를 늦추지 않았고 김 후보 역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이 인사청문 태도를 지적하면서 언성을 높였고, 결국 김 후보자는 5.18기념식에 참가했다가 오던 중 기차 안에서 조국 민정수석으로부터 내정소식을 들었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측이 김 후보자의 내정 배경을 캐물은 것은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9일만에 김 후보자를 헌재소장으로 지명한 것을 두고 “제대로 된 검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문제를 삼아 왔다. 이날 김 의원도 김 후보자에게 질의하면서 "후보자의 말을 들어보니 제대로 된 검증이 5.18 기념식 하루만에 지명사실을 그대로 발표했다. 이렇게 무책임해도 되는 것이냐“고 청와대를 비판했다.
 
헌재소장 임기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지난 달 19일 김 후보자를 헌재소장 후보자로 발표하면서 잔여임기 동안 헌재소장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김 후보자의 임기가 끝나는 15개월 뒤 문 대통령은 재판관 중 잔여 임기가 2년이 안 되는 재판관을 다음 소장으로 임명해 대통령 5년 임기 중 재판소장을 3~4명까지 임명할 수 있어 헌재 독립성이 문제된다“고 지적했다. 청문회에서 이 의원은 후보자에게 ”어쩌자고 15개월짜리 소장 제안을 받았느냐"며 "임명권자에 의해 헌법재판소가 장악될 우려가 있기 다. 이 인사는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소장은) 헌법재판관들과 같이 전체를 함께 이끌어가는 것이다. 소장이 독자적으로 이끌어가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임기가 어떻든 간에 소장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면 된다"고 맞받았다.
 
김 후보자는 이날 헌재 재판부 구성에 대해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는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헌재 구성을 보면 법률전문가만 재판관이 될 수 있다. 헌재 결정에는 법적논리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평등의식이 굉장히 중요한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지금 헌법에는 법관 자격을 가진 사람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법률가 양성제도도 바뀌고 법률가들이 각계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여성재판관 1명은 너무 적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와 함께 5.16은 쿠데타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5.18 당시 군판사로서 내린 시민군 버스 운전사에게 내린 사형 선고에 대해 “5.16 당시 경험은 제게 평생의 괴로움으로 남아있고, 판사로서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게 하는 내면의 거울이기도 했다”며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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