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이 2015년 11월10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1차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이재현 CJ 회장이 17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4년여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2013년 7월 조세포탈·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 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자유의 몸이 됐다. 건강 문제와 최순실 게이트로 복귀 시점을 저울질하다 새 정부 출범 직후를 택했다. 최순실 정국이 일단락되면서 큰 장애물은 사라졌지만 관건은 여론이다.
이 회장은 이날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통합 연구개발센터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 참석한 뒤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온리원 컨퍼런스에서 자리를 지킨다. 온리원 컨퍼런스는 큰 성과를 낸 임직원을 시상하는 CJ 내부 행사다. 이 회장의 복귀로 CJ는 그간의 총수 공백을 메우고 중장기 비전인 '그레이트 CJ'로의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특히 인수합병(M&A)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제당과 대한통운, 기존 양대 축으로는 그룹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어 새로운 활로가 절실하다. 해외 매출비중이 30%도 되지 않는 등 높은 내수 의존도는 CJ의 한계로 꼽힌다.
CJ는 올해 5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회장 구속과 함께 2013년 2조6000억원, 2014년 1조9000억원, 2015년 1조7000억원, 지난해 1조9000억원 등 매해 투자를 줄여오던 보수적 기조를 벗어던진다. 투자와 고용 면에서 의미 있는 계획을 발표하며 새 정부와 보조를 맞추고 복귀의 명분을 축적할 필요도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문재인정부 정책기조와 같이 할 방안도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이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그레이트 CJ’ 구상과 관련한 경영계획을 직접 밝힐 예정이다. 앞서 CJ는 이 회장의 복귀를 대비해 바이오 등 신사업을 정리하는 한편 새 정부에 어떠한 '선물'을 내놓을지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여론이다. 유전병과 신장이식 수술로 이 회장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점을 감안했다지만, 사면권은 박근혜정부에서 행사됐다. K-컬처밸리 특혜 의혹은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못했으며, 연장선상에 차은택 등 최순실이 있다. 영화 '변호인' 등으로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받았지만 여론을 돌릴 목적에 CJ 측이 녹취록을 흘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끝난 듯 했던 삼성과의 집안싸움이 '이건희 동영상'으로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는 이 회장의 경영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CJ는 손사래를 치지만 3세 경영의 초석을 다지는 방안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심에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있다.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과장이 지난해 말 기준 17.97%의 지분을 보유, 지주사인 CJ(55.1%) 다음으로 많다. 이 회장의 딸 이경후 CJ 미국지역본부통합마케팅 담당 상무도 6.91%의 지분을 들고 있다. 증권가에선 현재 CJ올리브네트웍스의 가치를 2조3000억원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CJ가 더바디샵을 인수하려 했던 목적도 CJ올리브네트웍스 소속인 올리브영의 벨류업을 꾀하기 위함이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때문에 CJ가 그룹 차원에서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를 올려 상장시킨 뒤 지분을 매각한 대금으로 CJ 주식 증여세를 충당하거나 CJ와 합병하는 등의 방법으로 경영권을 승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의중 기자 zer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