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재벌개혁을 강조하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정경유착이란 낱말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새 정부가 1호 법안으로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추진한다. 6월 임시국회를 통해 경제민주화의 첫 단추를 꿰겠다는 뜻으로, 재계의 속앓이는 깊어지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4일 “상법과 공정거래법 처리에 대한 대통령 의지가 강하다”면서 “당에서는 두 법안을 다른 개혁법안들과 함께 6월 임시회에서 중점처리 법안으로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곧 새 원내지도부 선출이 있지만, 지금의 정책 기조는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완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국정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밤을 새워서라도 들어줘야 한다”면서 “앞으로의 1년이 문재인정부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6월 임시국회에서 추진할 상법 개정 방향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전자투표제 의무화 ▲자사주 의결권 제한 등으로 요약된다. 대선 공약에 포함됐던 집중투표제는 다중대표소송제와 결합할 경우 외국 투기자본의 경영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재계 우려를 받아들여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개정안은 기업의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총수일가 등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고, 대신 소액주주의 권한 및 감시·견제기능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앞서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불발됐다. 재계의 반발에도 불구, 당청이 재벌개혁 차원에서 법안 통과에 강한 의지를 재차 보이면서 6월 임시국회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다중대표소송제 도입과 전자투표제 의무화의 경우 여야가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 통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추진된다. 특히 대선 공약이었던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가 우선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2013년부터 감사원과 중소기업청·조달청 등도 공정위에 ‘의무고발요청’을 할 수 있게 됐지만, 타 기관이 고발 요청에 소극적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았다.
재계로서는 정부 출범 시작부터 반발할 수 없어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경유착의 적폐가 고스란히 드러난 상황에서 쉽사리 움직이기에는 여론 등 여러모로 부담이 크다. 재벌 이해를 대변해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존폐 기로에 놓였고, 삼성이 대관조직을 폐쇄하는 등 사정도 여의치 않다. 경제계 맏형 역할을 도맡게 된 대한상의 측은 "당장 목소리를 내기보다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의중 기자 zer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