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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총리에 증세론자 이낙연…경제민주화 시작됐다
법인세 인상·전기료 개편 주도, 농어촌부흥세도 주장…경제부총리 유승민 기용설까지
입력 : 2017-05-11 오후 6:33:33
 
[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이낙연 전남지사가 문재인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내정되면서 경제민주화의 밑그림이 하나둘 펼쳐지고 있다. 이 후보자는 화합을 중시하는 온건적 성향이지만, 대표적인 증세론자이기도 하다. 게다가 책임총리로서 내각을 지휘하는 실질적 권한을 부여받은 만큼 그의 철학이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11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 이행을 위한 연평균 35조6000억원의 소요재원 중 증세를 통한 조달계획이 연간 6조3000억원에 이른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법인세 인상 가능성을 닫지 않아 경제민주화 일환으로 법인세 인상이 재론될 소지도 크다. 게다가 민주당은 당론으로 법인세 과표구간에 ‘5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 현행 22%인 최고세율을 25%로 3%포인트 높이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의해 둔 상태다. 민주당은 이를 통해 연간 4조7100억원의 추가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정부를 공언한 만큼 당과의 탄력적 정책 연대를 위해서라도 법인세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은 높다.
 
사실 법인세 개편은 이 후보자가 일찌감치 제안한 바 있다. 이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2년 9월 같은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당시에도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입법을 추진했지만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반대에 무산됐다.
 
이 후보자의 증세 의지는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2012년 1월에는 자유무역협정(FTA) 등 개방을 통해 대기업이 얻는 이익의 일부를 ‘농어촌부흥세’ 명목으로 거둬들여 농어민 지원에 쓰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 후보자는 당시 “FTA의 가장 대중적인 문제점은 왜 이익은 대기업이 얻고 손해는 농어민이 보느냐는 것으로 농어촌부흥세를 걷어 농어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2013년 8월 “전기요금 할인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돼 있다”며 전기료 개편을 요구했다. 그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 수혜로 연결되는 산업용 전기료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시민들은 폭염에도 에어컨 켜기를 두려워하는데, 대기업은 싼 값에 전기를 쓰고 있다”고 질타했다.
 
재벌에 대한 이 후보자의 이 같은 인식은 법인세와 전기료 개편 외에도 재벌개혁 등 경제민주화 전반에 걸쳐 투영될 것이란 게 그를 잘 아는 관계자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증세론자인 이 후보자와 함께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총괄할 경제부총리 인선도 주목 대상이다. 현재 하마평에는 대선캠프에서 활동하며 경제공약을 만든 이들부터 심지어 타 정당 인사까지 이름이 폭넓게 거론되고 있다.
 
‘사람중심 성장경제’로 요약되는 J노믹스 비전은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와 김상조 한성대 교수, 조윤제 서강대 교수와 이용섭 전 의원이 주도했다. 이중 김광두 교수는 일자리 확대 등 성장정책 기틀을 잡았고,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교수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재벌개혁 정책을 주도했다. 경제민주화 공약 부문에서는 최정표 건국대 교수와 홍종학 전 의원이 깊게 관여했다. 이들 대부분이 입각 후보다.
 
대선 경쟁자였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기용설도 관심을 모은다. 유 의원은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함께 법인세 인상을 비롯해 재벌개혁을 주장,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유 후보에게 경제부총리 제의를 정중히 한 것으로 안다"며 "아직 답변은 못 받은 상황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문 대통령이 토론회 등을 거치면서 법인세 인상과 재벌개혁 소신이 뚜렷한 유 후보에게 강한 호감을 느꼈다"며 "대탕평과 통합정부를 지향하는 새 정부 그림에도 적당한 카드"라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유승민·심상정, 두 사람의 입각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특히 유 의원이 경제부총리 직을 수락할 경우 재계 등 보수진영 중심으로 제기될 경제민주화에 대한 반발을 덜고, 인사청문 절차 등 향후 국회에서의 협조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 정부로서는 최적의 카드란 계산도 가능하다. 다만 유 의원이 수락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바른정당도 이를 일축해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과 ‘4차 산업혁명위원회’ 설치 등 경제 활성화 정책과 함께 ▲대주주 일가 지배력 강화 차단 및 지주회사 전환 요건 강화 ▲금산분리 강화 ▲재벌 사익편취 금지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등 재벌개혁을 비롯한 경제민주화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재벌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5당이 공통으로 내놓은 공약들을 보면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재벌개혁에 관한 사항도 있다”면서 “이런 것들부터 국회가 시급하게 처리를 함으로써 국민들의 생활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의중 기자 zerg@etomato.com
김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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