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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도입 명과암)①정년 보장은커녕 희망퇴직 촉매제 된 은행권 '임금피크제'
농협, 대상자 전원 희망퇴직…신한, 우수성과자만 남아…하나, 90% 이상 퇴사
입력 : 2017-03-15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작년부터 근로자 정년이 60세까지 연장되면서 은행권이 근로자의 정년 보장을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지만, 애초 취지보다는 희망퇴직 창구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가 일정 연령까지 고용을 보장 또는 연장받는 조건으로 임금을 차츰 줄여나가는 제도로, 은행들은 매년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상대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은행들은 임금피크제에 진입한 직원들이 고용연장보다 희망퇴직을 선호한다고 설명하지만, 은행들이 임금피크제보다는 희망퇴직을 선택해 조직을 떠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농협·KEB하나·신한은행에서 50대 중반 무렵부터 임금이 삭감되는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은행원 가운데 잔류하는 사람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임금피크제 대상자로 분류되는 직원이 200~300명 수준이지만 대부분 희망퇴직으로 퇴사한 것이다.
 
지난해 말 희망퇴직으로 410여명을 내보낸 농협은행에서는 임금피크제 대상자 전원이 희망퇴직 신청을 했다. 농협은행은 정년 연장 시행 직전인 2015년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으며, 만 57세부터 적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전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136명 가운데 우수성과자 40%를 제외하고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5년 첫 차등형 임금피크제를 적용했다. 만 55~59세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과를 평가해 성과우수자는 100% 임금을 지급해 고용을 연장하고, 그렇지 않은 직원은 매년 연봉을 줄여나간다.
 
작년에도 차등형 임금피크제에 해당되는 직원 140명 가운데 50명이 회사를 남았지만 이중 25%가 고성과자에서 탈락했으며, 올해 초 희망퇴직을 선택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작년 말 250여명의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들이 거의 모두 희망퇴직을 선택하고, 현재 18명이 근무중이다.
   
반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의 희망퇴직률이 높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300여명의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들이 근무 중이다. 국민은행은 2015년부터 연말 임금피크제에 진입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을 정례화 했다. 작년에는 임금피크제 대상자들 가운데 20%가 희망퇴직을 선택했다.
 
회사 잔류를 결정할 경우, 일반 직무와 마케팅 직무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일반 직무를 선택하면 직전 연봉의 50% 수준을 5년간 지급받으며, 마케팅 직무를 선택할 경우 개인적인 성과에 따라 기존 연봉 이상을 받을 수도 있다.
 
2005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우리은행에서는 만 55세 이상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 600여명이 근무 중이다. 우리은행은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직지원제도'와 임금피크제 가운데 하나를 택일 하도록 하고 있다. 전직지원제도는 일종의 희망퇴직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희망퇴직과 임금피크제는 개인의 선택 문제지만, 조직 내 분위기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임금피크제는 평균 임금의 50%를 5년간 나눠받고, 희망퇴직은 2년반 임금을 한꺼번에 받기 때문에 금액 차이는 없다"며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갈수록 악화되는 업황 등을 고려해 사실상 희망퇴직을 해주길 내심 바라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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