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조기 대선으로 정치권과 학계를 중심으로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금융소비자 보호를 전담으로 하는 새로운 감독기구를 신설하는 등의 금융감독기구 설립이 감독체계 개편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금융사 건전성 감독기구'와 '금융소비자 보호기구'를 따로 두는 '쌍봉형(Twin Peaks)' 체계로 가야 한다는 의견과, 현재의 금융감독원 책임 하에 통합 감독기구로 두는 '단봉형' 체계가 맞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최운열 의원은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금융위원회를 해체하고 감독기능을 금융감독원에 통폐합하는 내용을 뼈대로하는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 등을 발의할 예정이다.
최 의원안은 현재의 금융위원회를 해체해 산업정책과 감독정책을 분리하고, 나머지 금융감독업무는 금융감독원이 전담토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금융감독업무 부문은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로 개편하되, 금감위 책임하에 금융회사에 대한 건전성 감독과 금융소비자 보호 감독이 상호견제와 균형을 이뤄질 수 있도록 '단봉형' 감독 체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사 건전성 감독과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전담하는 독립기구를 신설하기보다는, 금감위 산하에서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소비자위원회 등 '위원회 체제'로 운영되면서 각 감독업무에 대한 심의·의결을 수행하면 된다는 것이다.
최 의원실 관계자는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면 부처 간의 알력 싸움 등의 부작용으로 한 쪽의 감독 기능이 훼손될 수 있다"며 "독립성이 강화된 금감위 산하의 통합기구로서 정보공유나 공동검사가 활발히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민병두 의원 역시 금융감독체제 개편을 핵심으로 하는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 법률 개정안'을 이달 발의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민 의원안은 금융위의 금융정책 업무를 기획재정부를 이관하고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을 강화하자는 큰 틀에서는 최 의원과 같지만, 민 의원은 건전성감독기구(가칭 건전성감독원)와 소비자 보호기구(가칭 시장감독원)를 따로 두는 '쌍봉형' 체계를 주장하고 있다.
민 의원실은 "현재와 같이 한 부처 내에서 금융사의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를 연계할 경우에는 소비자 보호가 희생을 당하는 금융사고가 많았다"며 "건전성-소비자보호 감독기구를 따로 두고 이해상충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기구의 다양한 모델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는 '단봉형' 감독체계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단봉형 체제가 상대적으로 감독기구 개편에 대한 불확실성이 적은 데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차기 정부가 인수위원회를 꾸릴 수 없는 탓에 정부 조직을 크게 손질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에서는 매년 되풀이 해온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가 이번에도 불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법안이 발의돼도 조기 대선 전까지 여야 의견을 모을 시간이 부족한데다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원회 문턱을 넘어야 통과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무위 관계자는 "법안 발의의 목표가 오는 4월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게 아니라 차기 정부의 조직 개편안에 반영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차기 대통령은 인수위원회 없이 국정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 논의 내용을 중심으로 정부조직 개편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최운열, 민병두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금융감독체제 개편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금융위원회 설치 등의 법률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