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은 "성남시가 청년배당과 산후조리 지원 등 복지에 돈을 쓸 때 구미시는 1900억원을 박정희 대통령 우상화 사업에 쏟아부었다"며 "어떤 지도자를 뽑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삶이 어떻게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17일 오후 경북 구미시를 방문해 "제가 요즘 성남시정과 구미시정을 비교하는 카드뉴스 덕분에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면서 "시민들의 피 같은 세금을 살아 있는 사람 위해서 쓰기도 아까운데 죽은 사람 기념하는 데 그 많은 돈을 쓸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여러분이 성남이 부럽다면 성남으로 이사 오지 말고 여러분 손으로 구미를 바꾸라"며 이같이 말했다.
17일 오후 이재명 성남시장이 경북 구미시 구미역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날 이 시장은 구미역 앞에서 청중들을 대상으로 야외 강연을 하며 TK 지지층 확보와 민심공략에 나섰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 우상화 깨기, 법과 원칙을 지키지는 진정한 보수주의자 자처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시장은 "'박정희 대통령의 공이 크다', '경제개발의 공적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러나 유신정부 시절 경제개발은 박 대통령의 업적이 아니라 당시 냉전체제에서 패권을 지키려고 한 미국의 원조 덕분이었고, 오히려 박 대통령은 재벌이라는 무소불위의 경제권력을 낳고 키운 과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이 줄곧 비판한 불평등, 불공정, 불합리한 사회의 시작은 박정희 대통령부터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제가 복지정책을 많이 하니까 진보라고 부르지만 저는 법과 원칙대로 상식적으로 하자는 주장하는 것이고, 이것은 보수의 가치다"며 "저를 진보로 밀어내고 보수라고 참칭하는 자들은 누구냐? 사회악, 쓰레기들이다. 이걸 밀어내야 한다. 우리가 상식적인 사회, 원칙적인 사회를 만들자는 것은 보수의 가치고, 스스로 보수라고 주장하며 기득권을 챙겨왔던 친일매국, 분단독재세력을 싹 밀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복지 확대는 헌법에도 명시된 것이고 우리가 낸 돈을 우리를 위해서 쓰라는 것이다. 세금을 이상한 데 쓰지 말고 청년과 장애인, 노인 복지에 돈을 쓰는 것이며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다"며 "복지확대는 권장할 일이며 포퓰리즘도 악마의 속삭임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복지를 확대하면 국민이 게을러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진정한 국민모독이고 국민을 개·돼지로 아는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이 시장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우리는 드디어 처음으로 헌법에 명시된 민주공화국을 실현할 결정적인 기회가 왔다"며 "그러나 역사적으로 민중은 광복과 4·19혁명, 87년 민주화의 과실을 기득권에게 빼았겨 왔기 때문에 이번도 조금만 한눈을 팔면 기득권 세력이 얼굴을 바꿔 재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지역 차별 해소에 관한 질의에 대해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불평등과 불공정, 격차인데, 지역 간에도 불평등과 불공정, 격차 문제가 심각하다"며 "정치 기득권자가 잘 쓰는 방법 중 하나가 사람들을 분리해서 싸움을 시키는 것인데, 박 대통령이 지역 격차를 일부러 만들어낸 이후 고착화가 됐다. 지방 분권을 강화해서 지역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도 공정사회를 만드는 길"라고 말했다.
또 언론에서 이재명 시장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립각을 세우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과 관련된 질에 대해서는 "원래 사람은 싸움구경을 가장 좋아하고 정치는 '최고의 스포츠'라고 부른다"며 "하지만 분리해서 갈등을 고조시켜 실패를 유도하는 전략에 넘어가면 안 된다. 국민들도 이제는 바보가 아니라 언론에 쉽게 속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정가의 쟁점이 된 야권의 '반문연대' 또는 '연대론' 논란과 관련해서는 "저는 늘 팀플레이를 강조했고 팀플레이를 통해 당의 역량을 높여 MVP를 정하자는 의도가 정파적 관점에서 해석돼 싸움을 부추긴 것 같다"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국민이 잘 정리해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구미=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