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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중립', 역사의 기로에 선 김수남 검찰총장
우병우·이석수 두 손에…법이냐 청와대냐, 검찰 사활 걸려
입력 : 2016-08-21 오후 7:10:14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직접적인 실험대 위에 올랐다. 현직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그를 감찰한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이 동시에 수사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민정수석과 특별감찰관에 대한 동시 수사가 역대 첫 사례이기도 하지만, 비리 의혹 당사자인 민정수석과 그를 수사 의뢰한 특별감찰관이 각각 정 반대의 배경을 갖고 있는 것도 전례가 없었다. 검찰, 특히 수장인 김수남(57) 검찰총장으로서는 곤욕에 가까운 상황이다.
 
이석수(53·사법연수원 18기) 특별감찰관은 지난 18일 우병우(49·19기) 민정수석에 대한 특별감찰 결과를 대검찰청으로 송부하고 우 수석의 장남에 대한 의무경찰 보직 변경 특혜의혹과 가족회사를 통해 탈세한 혐의 등 2건에 대해 직권남용과 횡령혐의 등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바로 이튿날인 19일 “감찰 내용이 특정언론에 왜, 어떻게 유출됐는지 밝혀내야 한다”며 이례적 성명을 발표했다. 이 감찰관이 우 수석을 검찰에 수사의뢰하기 전 언론보도를 통해 불거진 감찰내용 외부유출 의혹을 두고 이 감찰관을 공격한 것이다. 이에 앞서 보수성향의 시민단체인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은 18일 특별감찰관법을 위반했다며 이 감찰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청와대가 이 감찰관을 공격한 배경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난무했지만, 청와대가 특별감찰관의 감찰결과를 부정할 만큼 우 수석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과 우 수석 역시 청와대를 움직일 만큼 여전히 건재하다는 점은 확인된 셈이다.
 
역대 사례를 보면,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비리 의혹으로 공식적인 수사 대상이 됐을 때 검찰총장은 어떤 식으로든 즉각 ‘법과 원칙에 의한 성역 없는 엄정한 수사’를 강조했다. 그러나 김 총장은 매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우 수석에 대한 수사의뢰에 이어 청와대의 성명이 나온 지난 19일, 김 총장은 오후 7시30분쯤 서울아산병원에서 모친상을 당한 유상범 창원지검장을 문상한 것 외에는 검찰 수뇌부들과 따로 만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상에도 김 총장은 최소한의 비서진만을 대동했다. 주말 동안에도 외부 접촉을 자제하고 이번 사건의 처리방향을 깊이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은 사건 수사를 22일 배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그동안 우 수석에 대한 고발 건을 담당해 온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이진동)가 유력하다. 그러나 사안이 사안인 만큼 서울중앙지검 최 선임격 부장검사가 지휘하는 형사 1부(부장 심우정) 등 다른 수사부서에 배당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총장의 사건 배당 결정과 이후 수사방향에 따라 이번 정권이 지속되는 동안 검찰의 기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 수석에 대한 수사의뢰는 특별감찰관법상 절차에 의한 것인 반면, 이 수석이 수사의뢰한 우 수석 뒤에는 현재의 살아있는 권력인 청와대가 있기 때문이다.
 
더 근본적으로는, 어떤 수사 결과가 나오든지 이번 수사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역사적 판단으로 남게 될 것이라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복수의 전직 고위 검찰 관계자들은 "김 총장과 검찰이 이번 사태를 잘 헤쳐나갈 것"이라면서도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검찰의 현재 상황에서, 김 총장과 검찰의 이번 수사가 검찰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퇴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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