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산업은행이 벤처 출자회사 홍보를 위한 IR(기업설명회)센터를 열고 비금융 자회사 매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산업은행이 핵심 업무와 관련이 없는 자회사 매각에 나서는 것은 부족한 정책자금을 마련과 동시에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같은 부실 관리의 문제를 예방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특히, 국내 인수합병 시장의 침체로 매각 환경이 불투명하지만 산은은 매각 방식을 다변화 하는 방법으로 핵심 업무와 관련이 없는 자회사부터 적극적으로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9월 확정되는 KDB혁신위원회의 로드맵이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16일 본점 1층에 '스타트업 IR센터'를 오픈하며 이같은 비금융 자회사 매각 방침을 밝혔다.
'스타트업 IR센터'는 기본적으로 엑셀러레이터, 마이크로VC들로부터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과 투자자들 간의 만남의 장으로, 투자 유치를 위한 IR을 진행하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특히 산업은행 비금융투자회사 매각설명회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산은 관계자는 "IR센터는 기본적으로 스타트업과 투자자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장소로 매주 두 차례 이상 IR을 개최하게 된다"며 "산은이 투자한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 등에 대한 매각 설명회도 진행하는 등 매각작업 지원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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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6월 산은은 오는 2018년까지 132개 비금융출자회사를 모두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비금융 자회사 매각 목표는 연내 46개 회사를 매각하고 내년에는 44개를, 내후년에는 42개를 매각하는 것으로 잡혀있다.
산은이 3년내 매각하겠다고 밝힌 비금융자회사 132개 가운데 100여개가 벤처·중소기업이다.
산은이 벤처·중소기업 지분을 취득하게 된 경위는 다양하다. 신성장동력산업 지원 차원에서 직접 벤처회사에 투자한 경우도 있고 벤처·사모투자펀드의 LP(유한책임회사)로 펀드가 청산하며 투자회사의 지분을 배분받은 경우도 있다.
산은은 중소·벤처지분을 개별매각에서 공개일괄 매각으로 전환하고 매각이 가능한 출자회사는 최대한 조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산은의 출자회사 매각은 투자자금 회수에 재투자하거나 구조조정에 사용하는 등 정책자금의 선순환을 위한 것이다. 또 대우조선해양 부실 사태에서 나타난 것처럼 산은이 자회사를 장기간 보유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산은의 비금융자회사 매각 계획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를 개별매각하기에는 숫자가 너무 많은데다 비상장사로 쉽게 유동화를 할 수 있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산은은 이미 지난 5월부터 3차에 걸체 총 77개사의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지난달에는 3차례에 걸쳐 매각되지 않은 비금융자회사 75곳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매각 공고를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 인수합병 시장의 침체에 따라 자회사 매각 진행 상황이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로서는 5곳 이상의 지분매각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매각 절차가 아직 진행중이기 때문에 결과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산은의 경영 혁신을 위해 외부 전문가로 꾸려진 'KDB혁신위원회'가 '혁신로드맵'을 확정하면 자회사 매각 작업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은 관계자는 "혁신위는 9월 말 발표할 로드맵에 비금융 자회사 매각에 대한 원칙을 담을 계획"이라며 "대우건설, 한국항공우주(KAI) 등 대형사의 매각작업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