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의 경우 23개월 만에 가장 개선된 모습을 보여 디플레이션 우려감을 다소 덜어줬다. 하지만 CPI 상승률이 당국의 목표치 3%에 못 미치는 데다 PPI 상승률이 53개월째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어 여전히 디플레 공포감은 크다. 전문가들도 엇갈린 분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7월 CPI 전년비 1.8% 상승·PPI 53개월째 내림세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CPI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 상승했다고 밝혔다. 사전 전망치인 1.8% 상승에 부합했지만 직전월의 1.9% 상승을 하회한 결과다. 전월에 비해서는 0.2% 상승해 사전 전망치와 직전월 0.1% 상승을 소폭 웃돌았다.
세부적으로는 식품 가격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3% 상승했다. 다만 전월 4.6% 상승에 크게 못 미쳐 전반적인 물가 상승 폭을 제한했다. 비식품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 상승했다.
최근 중국의 CPI 상승률은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2%대를 넘어섰다가 최근에 다시 1%대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이날 함께 발표된 7월 PPI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 하락했다. 이로써 PPI 상승률은 지난해 8월(-1.2%) 이후 23개월 만에 가장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직전월 2.6% 하락과 사전 전망치 2.0% 하락 역시 상회했다. 다만 지난 2012년 3월(0.3% 하락)부터 53개월 연속 하락세는 계속됐다.
식품·원자재 가격, 7월 물가에 영향
CPI 상승률이 또다시 1%대에 그친 것은 식품 가격의 상승 폭이 둔화된 요인이 컸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기간 식품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3% 상승에 그쳐 전월 4.6% 상승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돼지고기 가격은 16.1% 상승하는 데 그쳐 전월 30.1% 상승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다만 서비스 상품의 수요는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여가와 헬스케어 부문의 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 4.3% 상승해 전월 기록 1.4%, 3.8%를 웃돌았다. 의류와 주택 부문의 물가는 각각 1.4%, 1.6% 상승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반면 지난달 PPI 상승률이 2년여 만에 가장 개선된 모습을 보인 것은 최근 원자재 가격의 반등 흐름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금속과 비철금속 구매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2%, 2.5% 하락에 그쳐 전월 4.1%, 5.7% 하락에 비해 낙폭이 줄었다.
댄 왕 인텔리전스유닛(EIU) 전략가는 “중국 당국의 과잉공급 감소 노력 때문이라기보단 최근 전 세계적으로 안정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원자재 가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랴오닝성 다롄의 한 철강 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철감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신화
향후 물가, 전망 엇갈려
두 지표 결과에 대한 해석과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서도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줄리안 에반스 프리처드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홍수 피해가 반영되면 향후 단기적으로 식품 부문에서의 물가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식품 부문에서의 물가 상승도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또 에반스 이코노미스트는 “PPI의 경우도 원자재 가격 상승 흐름이 계속되면서 추가적인 개선이 있을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까지 물가가 정부가 예상하는 안전구간에 들어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징 리 HSBC 이코노미스트는 “PPI의 경우 중국 국내 수요를 바탕으로 한 개선이어야 한다”며 “현재는 국내 요인보다 외부요인에 의해 PPI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어 아직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숲’에서 걸어 나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당국의 부양책 실시와 관련해서도 주요 언론과 전문가들은 시기와 규모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로이터는 이날 “이번 지표 결과로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향후 당국이 얼마나 부양을 실시 해야하는지 관점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댄 리 전략가는 “이번 결과로 볼 때 인민은행이 단기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려는 압박을 받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반면 주 하이빈 JP모건 전략가는 “올해 10월까지 부진한 물가가 이어지면 기준금리를 1회 인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