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미 상무부가 29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경제가 극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하지만 이날 나온 보고서에는 정부의 한시적인 경기부양책이 얼마나 경제에 득이 되고 실이 될지에 대한 논의가 빠졌다.
GDP 성장률 수치는 사실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철회할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질까에 대해서 정확히 시사하는 바가 없다.
3분기 미 경제는 연율기준으로 3.5% 상승했다. 이같은 개선세는 소비지출, 주택 건설, 자동차 판매 등에 힘입은 것이다. 이들 분야는 미 정부가 경기부양 프로그램을 통해 개선시키고자 했던 분야들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러나 정부의 경기부양 프로그램에는 민주당이 2년에 걸쳐 적용하기로 계획한 7870억달러뿐만 아니라 연준의 양적 완화 통화정책 등도 포함된다. 이 프로그램들이 구체적으로 경제 회복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사실상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정치적 논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경제침체가 누그러지고 있으며 우리가 취한 조치들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오바마는 일자리를 창출할 때까지는 이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크리스티나 로머 백악관 상임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세가 대부분 경기부양책에 힘입은 것이라 평했다. 그는 "정부의 회복 도모 조치가 없었을 경우 실질 GDP는 거의 상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머는 민간부문의 소비 및 투자 경색 국면이 다시 풀릴 때까지 정부 지출은 일시적으로 이 갭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머는 "정부 프로그램이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최대치 역할을 이미 지난 3분기에 해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경기부양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재정적 경기부양책이 비효율적이라고 일갈했다. 공화당의 케빈 브래디 의원은 경기침체 탈출에 있어 연준의 공로는 인정했으나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서는 최근의 '벌룬보이' 사건(미국에서 한 남자가 쇼맨십을 보여주려 자신의 아들이 집에서 만든 열기구에 갇혀 하늘로 날아갔다고 신고해 소동을 일으킴) 속 아버지에 비유하며 비난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경기부양책이 성장을 부추긴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단지 일시적인 현상이라 말하고 있다. 카토 인스티튜트의 태드 드해븐은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 같은 것들은 단지 자동차 판매의 시기를 조정한 것이며 어떤 새로운 부도 창출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피터 쉬프 이코노미스트는 "경기부양책이 지속 불가능한 새로운 버블을 형성하려 시도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원들 역시 오바마 행정부의 일자리 성장 없는 회복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백악관이 경기부양을 위해 1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공화당원들은 경기부양책이 시행된 이후 3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경제에 실제로 미친 영향
재정적 경기부양책과 통화 자극책, 그리고 경제의 자연스런 성장세의 영향을 각각 분리해내 경제 성장세를 평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바마 행정부는 현재 경기부양책에 대한 회의론을 용납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같은 태도가 가능한 것은 사실 행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경우에 무슨 일이 발생했을지 실제로 증명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부양책 대부분은 우회적인 것이었고, GDP를 구성하는 어떤 하나의 아이템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었다.
미 정부가 상품과 서비스 산업 일부에 직접적으로 돈을 지출한 것을 제외하면 이 밖에 대부분의 경기부양책은 납세자, 실업자, 노인, 주정부, 지방정부, 차량 구매자, 주택구매자 등을 대상으로 간접적으로 집행됐다. 이들에게 지출된 돈은 현재 이미 거의 다 소비된 상황이다.
또 연준의 경우, 그간 2차 모기지 시장을 커버하기 위해 1조달러 이상의 국채 및 회사채를 낮은 수익률에 매입하는 정책을 펴기도 했다. 아울러 여타 신용시장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가동시켰다. TARP 프로그램의 경우 은행들과 유사은행들에 수천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할 수 있게 했다.
미 정부의 이런 여러가지 정책들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3분기 경제에 두루 영향을 미친 결과, 간밤 발표된 미국의 3분기 GDP는 플러스권에 진입할 수 있었다.
◇자동차와 주택
하지만 GDP 보고서에서 가시적인 효과를 명확하게 드러낸 것은 주택과 자동차에 대한 경기부양책뿐이다.
GDP 보고서 중 소비지출의 경우 3.4% 증가, 2년반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미 정부의 자동차 지원 대책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지난 8월말까지 중고차를 팔고 연비가 좋은 신차를 구입할 경우 4500달러의 현금을 보상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소비 자극책을 펼친 바 있다.
주택건설 부문에서의 지출은 2분기에 23.3%나 감소했다가 3분기에는 23.4% 증가세로 급반등했다. 여기에도 역시 11월말까지 생애 첫 주택구입자를 대상으로 8000달러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던 미 정부의 정책이 주효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두 가지 프로그램이 어쨌든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일부 구매자들이 나중에 구입할 것들을 3분기에 앞당겨 구매한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지만 실상 우리는 3분기가 4분기로부터 얼마나 많은 자동차 및 주택 수요를 가져갔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또한 정부 지원이 없었을 경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소비했을 지 또한 명확히 알아낼 방도가 없다.
중고차 현금 보상 프로그램은 8월에 끝났고 9월 자동차 판매량은 가파르게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자동차업체들의 10월 판매량은 다음 주 중 발표된다. 그리고 애널리스트들은 중고차 지원 프로그램의 후광이 사라진 후의 자동차 시장에 대해서 여전히 의문에 찬 눈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할 도리 밖에 없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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