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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는기자)오늘을 만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한국사를 지켜라1' 김형민 지음|푸른역사 펴냄
입력 : 2016-07-21 오전 9:08:16
20대 국회 개원 이후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게 바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다. 논란이 거센 가운데 지난해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광고를 제작해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현재의 역사 교과서는 유관순 열사를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어 국정교과서가 필요하다는 광고 속 주장과는 반대로 되려 1970년대 국정교과서에는 유관순에 대한 언급이 아예 없었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국사를 지켜라1(김형민 지음, 푸른역사 펴냄)'은 이같은 정부의 주장에 대해 '유관순을 모른다고 통탄한 당신들은 과연 얼마나 알고 있느냐'고 되묻는 책이다. 저자는 '산하'라는 필명으로 인터넷 공간에 오랫동안 역사 관련 글을 써내려간 김형민 PD다. 역사는 정치 논리에 따라 재단될 수 없다는 인식 아래 한국사를 지키자는 사명감을 바탕으로 책을 냈다. 김형민 작가는 '산하의 오역'이라는 제목 아래 쓴 글 중 독립운동가들과 유신시대 이야기를 2권의 책으로 엮었는데 그 중 첫 번째가 이 책이다.
 
역사책이지만 딱딱하지 않다는 게 가장 반갑다. 그러면서도 내용에는 충실하다. 역사학을 전공한 PD라는 저자의 특징이 강점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저자는 인물의 심리묘사까지 아우르며 절체절명의 순간 긴박하게 돌아가던 당시 독립운동의 현장들을 실감나게 전한다.
 
▶대중성 :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다루되 교과서처럼 딱딱하지 않게, 쉽게 읽히도록 쓰여진 책이다. 인터넷공간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저자의 필력이 이 책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문성 : 저자는 사학과를 졸업한 이후에도 역사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이어왔다. 역사에 대한 필자의 애정과 이해도가 돋보인다. 
 
▶참신성 : 독립운동가 중 잘 알려진 이들뿐만 아니라 잊혀진 사람들까지 조명한다. 독립운동 그 자체의 역사적 가치를 넘어 과거의 수많은 시도들이 쌓여 현재를, 또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것의 의미를 짚는다. 
 
 
요약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저자의 친절한 인도에 따라 오늘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해내는 작업이다. 익숙한 이름들도 몇몇 있지만 그보다는 아직 덜 알려진 사람들을 앞세우는 점이 인상적이다.
 
가령 경신학교 졸업생이자 시골교회 전도사인 정재용의 이야기가 그렇다. '기미년 3월1일 정오'로 약속돼 있었지만 사실은 두시에야 만세소리가 터져나왔다는 이야기, 원래는 민족대표 33인이 파고다공원에서 외치기로 했지만 유혈을 우려해 태화관으로 장소를 바꿨다는 이야기, 그러나 정재용이 결국 파고다공원에서 조선독립선언서를 읽어내려갔다는 이야기 등 교과서보다 세밀한 진짜 역사가 책 속에 펼쳐진다. 또 저자는 독립운동에 즈음하여 북한산 백운대에 그가 흔적을 남겼다는 점도 언급한다. 일상의 공간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독립운동의 온기가 남아 있음을 강조한다는 게 인상적이다.
 
영화 속 주인공 같은 삶을 살았으나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가 소개되기도 한다. 당시 남산에 위치하던 조선총독부를 날리려 했던 사나이 김익상이 그 주인공이다. 비행사를 꿈꾸며 중국으로 건너갔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던 이 사람은 대신 중국에서 의열단장 김원봉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김익상은 그에게 감명받아 독립운동에 몸을 던진다. 이후 김익상은 삼엄한 검문을 뚫고 조선총독부에 폭탄을 날린 후 영악하게 빠져나가는가 하면, 폭파에 실패한 게 한이 되어 일본군 대장 다나카 기이치를 향해 상해에서 총탄을 날렸으나 다시 한 번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저자는 비록 실패해 일본군에 잡혀갔지만 끝까지 기개를 잃지 않았던 사나이 김익상의 '간 큰 독립운동'을 소상히 전한다. 
 
인물 중심으로 기술된 이 책을 덮고 나면 한국사를 지킨다는 것은 결국 오늘날을 만든 이들을 기억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그게 영광의 역사이든 오욕의 역사이든 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오늘을 제대로 보기 위해 오늘을 만든 이들에 대해 제대로 알게 하는 것, '한국사를 지켜라' 책 시리즈의 역사적 의의 아닐까 싶다.
 
■책 속 밑줄긋기
 
"앞으로 등장할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우리는, 우리 아이들은 그리고 아이들이 유관순을 모른다고 통탄한 당신들은
과연 얼마나 알고 있는가?" 
 
"오늘날의 우리 또한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가 전혀 보지 못하고 미처 살지 못할 미래를 지금 만들고 있다. 
그 미래의 DNA는 어떠하며 과연 무엇을 닮을 것이며 그 어느 것이 우성과 열성으로 남을까. 그 답은 결국 역사에 있다.
결국 오늘은 어제의 자식이며 그제의 손자일 뿐이다."
 
■별점
 
★★★★
 
■연관 책 추천
 
'한국사를 지켜라2' 김형민 지음|푸른역사 펴냄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2'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휴머니스트 펴냄
 
김나볏 문화체육팀 기자 
 
 
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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