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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선관위, 외교관 탈락자 5급 특혜 채용 논란
1명 지원해 합격…경력직 경쟁 채용하면서 '자격요건'도 없어
입력 : 2016-07-13 오후 5:43:42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립외교원 외교관 후보자 연수 탈락자를 5급 사무관으로 특혜를 줘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은 13일 오전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중앙선관위 김용희 사무총장에게 “2015년 제10회 5급 경력경쟁 채용에서 경력 검토나 경쟁 없이 직원을 채용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5월7일 국제교류행정(영어 및 프랑스어) 업무를 담당할 경력경쟁 채용시험공고를 냈다. 채용인원은 1명, 직급은 일반임기제 행정사무관(나급, 사무관)이었으며 채용기간은 채용일로부터 1년이었다.
 
자격요건 '외국어 능력 우수자·관련 경력자' 한 줄
 
그러나 이 공고에서는 객관적인 경력을 평가할 만한 자격요건 사항은 전혀 없었다. 자격요건으로 ‘외국어능력(영어·프랑스어 및 기타 외국어) 우수자 및 관련 경력자’만 명시했을 뿐이다. 선발시 우대요건도 ‘외국어능력(영어·프랑스어 및 기타 외국어) 우수자 및 관련 경력자’, ‘정보화·사무관리 자격증 소지자’가 다였다.
 
특혜 채용 의혹이 제기된 2015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10회 경력경쟁 채용시험(행정사무관) 공고. 이 공고가 나간 2주 뒤 공고된 경력경쟁채용(전문임기제 라급) 공고(아래)와는 다르게 경력 등 자격을 거의 제한하지 않고 있다. 자료/권은희 의원실
2015년 중앙선관위 경력경쟁채용(전문임기제 라급) 공고. 특혜 의혹이 있는 제10회 행정사무관 경력채용시험에 비해 자격요건이 훠씬 다양하고 까다롭다. 자료/권은희 의원실
 
다른 정부기관이나, 심지어 중앙선관위 내 다른 시기 경력경쟁채용 공고를 보면 자격요건이 매우 까다롭다.
 
실제로 같은 해 6월11일 중앙선관위 경력경쟁채용(전문임기제 라급) 공고에서는 국제교류협력(영어) 업무수행자를 선발하면서 자격요건으로 ▲영어 통·번역 능통자(공통) ▲학사학위를 취득한 후 2년 이상 임용예정 직무분야의 경력이 있는 사람 ▲5년 이상 임용예정 직무분야의 경력이 있는 사람 ▲8급 이상 또는 8급 이상에 상당하는 공무원으로 2년 이상 임용예정 직무분야의 경력이 있는 사람 ▲관련분야 국제기구 및 외국 기관·단체 등과의 교류·협력(영어 사용) ▲영어 또는 영어통번역 관련학과 등을 자격요건으로 뒀다.
 
전문임기제 라급은 5급 사무관(나급)보다 하위직인 주사보에 해당하는 직급이다. 특혜 의혹이 제기된 5급 사무관 채용에서 요구한 자격요건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채용 전에도 선관위서 '알바'…"계장님" 소리 들어
 
당시 합격자는 A씨였다. A씨는 국립외교원에서 교육받은 뒤 외교관 선발에서 탈락한 사람으로, 권 의원실에 따르면, A씨는 채용시험 합격 전에는 중앙선관위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바이트 당시에도 계장(5급) 자리에 앉아 근무했으며, 6급 주무관들이 ‘계장님’으로 호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선관위 산하기관에서 근무 중이다.
 
게다가 A씨의 수험번호는 ‘01’번이었다. 경력 뿐만 아니라 경쟁 채용이라는 공고에도 짙은 의문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권 의원실 관계자는 “A씨가 필기와 서류전형에 단독으로 합격해 단독으로 면접을 치른 뒤 최종합격했다”며 “맞춤형 채용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도 이 부분을 매섭게 추궁했다. 그는 “경력직이면 경력을 봐야 하지 않느냐. 그런데 경력요건이 전혀 없다. 외국어점수만 요구하고 있는데 외국어 점수는 경력이 아니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김 총장은 “국립외교원에서 1년 정도 트레이닝을 시켜 외교부에 사무관으로 채용하는 과정이 있다”며 “외교원에서는 외교관 선발에서 법에 의해 10%를 탈락 시키는데 그 인원이 전체 원생 중 3명이고, 최종 선택된 직원이 그 3명 중 한명이다. 일정부분 자격요건을 갖췄고 또 그만한 트레이닝을 거쳤다”고 답했다.
 
권 의원이 “트레이닝 과정에서 탈락한 것을 경력으로 봐준다는 것인가”라고 되묻자 김 총장은 “그 직원을 곧바로 정규직원으로 채용한 게 아니라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했다”며 “같이 1년간 일해 보면서 이 직원이 거기에 상당한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다면적으로 평가해보자 이런 생각에서 채용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권 의원이 “5급 경력경쟁 채용을 두는 근본 취지에 따라 엄격하게 경력이나 자격요건을 요구해야 하는데 해당 직원을 채용할 때만 유독 그런 절차가 생략됐다”며 “기회를 준 다음에 살펴보겠다는 것 아니냐. 이해가 되지 않는다. 김 총장과 채용된 직원이 관련성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질의했다.
 
김 총장 "외교부 차관이 '외교원 탈락자 중 찾아보라'고 해"
 
김 총장은 자기와 관련된 의혹은 부인했다. 그러나 “(당시) 외교부 쪽에 차관님한테 이런 요건의 직원 한 사람이 필요한데, 언어권에 있는 행정원이나 외교관 중에서 중앙선관위에 전입을 희망하는 사람이 있는지 찾아봐달라고 말했고, (그 차관이) ‘그런 문제라면 국립외교연구원에서 학생들을 수련해 5급 외교관으로 채용하는 코스가 있는데 탈락자들이 채용되는 사람들과 전혀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우수할 수도 있다. 그 중에서 찾아보는 게 좋겠다'고 말해 채용 진행이 된 것"이라며 사실상 현직 외교부 차관의 추천을 받아 채용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권 의원이 “경력이나 자격은 매우 객관적이어야 하는데 편의 봐주기 아니냐”고 캐묻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히 요건이 된다”고 말했다.
 
심지어 김 총장은 “우리가 너무 지나치게 객관적인 자료만을 가지고 평가한다고 하면 정말 부처에서 꼭 필요한 인재를 채용하기가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무원 채용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김 총장은 이어 “그 직원은 정규직으로 채용된 것이 아니고 여전히 'ing 상태'에서 심사를 받고 있는 중"이라며 ”제가 이 직장을 떠난 다음에 정규직으로 채용될 것인지 여부는 그 후에 결정 날 것이다. 저는 11월 중순쯤 이 기관을 떠날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김용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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