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경제·산업 분야 전문가들이 국내외 경제가 '구조적인 침체'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6 경제·산업전망 세미나'에서는 1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0.5%에 그치는 등 저성장의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실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저성장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만성적 수요 감소에 따른 '구조적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중국 경제 둔화와 원자재 수출국 부진,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3.2% 소폭 개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구조적 장기침체는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이 경제 상황을 진단하며 사용한 개념으로, 1938년 앨빈 핸슨 교수가 제기한 '구조적 장기침체 가설'과 궤를 같이 한다. 인구성장 둔화에 따라 기업투자, 소비위축이 총수요 부족으로 이어져 전 세계가 장기 침체를 겪는다는 게 골자다.
각 국이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정책금리 등 경쟁적 통화가치 절하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의 불안요인으로는 수출부진, 외화유동성, 부채 디플레이션 위험을 꼽으면서 국제 금융시장 모니터링과 시장안정화 조치, 부채 연착륙 등 정책당국의 선제적 대응을 당부했다. 이 실장은 "한국도 저출산, 고령화 등 구조적 장기침체 요인이 잠재해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모여있는 서울 광화문 일대 빌딩숲. 사진/뉴시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도 국내 경제가 올해 2% 중반의 저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장기적으로 고령화·생산성 저하에 의한 잠재성장률 하락을 우려했다. 신속한 구조조정과 규제개혁 및 노동시장 개선이 필요하고, 중국 전자상거래 수출을 위한 인프라 확충으로 소비재 시장 확대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기적으로 인적자본 육성을 위한 교육 혁신 등 생산성과 사회 통합을 위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전채천 대신증권 연구위원, 이응주 신한금융증권 연구위원 등은 하반기 국내 주력산업 경기회복이 여전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수주절벽, 구조조정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업은 하반기에도 국제유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점쳐져 계속 부진하고, 자동차는 신흥시장 부진 지속과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등 부정적 요인과 함께 미래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자의 경우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겠지만, 스마트폰을 잇는 새로운 디바이스 부재, 교체수요를 자극할 혁신 둔화 등으로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철강의 경우 가격상승이라는 호재와 중국 부양책 효과 축소 등 위협요인이 상존해 가시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반면 건설은 국내 신규 주택 분양가 상승 영향과 해외 저가수주로 인한 손실 반영이 마무리 단계라는 점에서 개선세가 우세하고, 석유화학 역시 공급부족으로 인한 호황 국면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