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그림 대작 의혹을 받아온 가수 조영남(71)씨가 결국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춘천지검 속초지청(지청장 김양수)은 14일 조씨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공범인 메니저 장모씨도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2011년 1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화가 2명에게 주문해 그림을 그리게 한 뒤 그 그림에 덧칠을 몇 번 한 다음 자기가 그린 그림이라고 속여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화가들에게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말해주고 알아서 그려달라고 하거나 자신이 기존에 화투장을 붙여 만든 콜라주 작품을 회화로 그리도록 했다. 조씨가 이런 수법으로 만든 그림은 200~300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그림을 그려준 화가들에게 점당 10만원씩을 줬지만 2011년 9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코엑스 아트페어 등에서 피해자 20명에게 호당 30~50만원씩 받고 총 33점을 팔아 1억 8035만원을 벌어들였다. 장씨도 조씨의 범행을 도우며 2680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조씨는 화가 2명이 자신의 조수들이라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검찰은 화가들이 조씨와는 먼 거리에 살고 조씨가 그림을 주문하면 독자적으로 그림을 완성해 건네 준 것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조수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씨는 평소 스스로 화가라고 칭하면서 방송출연이나 언론지면을 통해 직접 그림을 그린다고 말해왔고, 전통 회화 방식의 미술작품 구입은 그림을 누가 그렸는지 여부가 계약의 중요 요소”라며 “피해자들 역시 조씨 작품이 아니었다면 그림을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조영남씨가 대작을 의뢰한 뒤 자신의 작품으로 속여 판매한 작품 '병마용갱'. 사진/춘천지검 속초지청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