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입점 로비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측과 롯데면세점 관계자들이 증거인멸에 이어 검찰 소환에 불응하면서 버티기에 들어갔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7일 "참고인 신분 관계자들이 대부분 수사를 거부하고 있다. 조사가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 관계사에서 압수수색에 대한 저항은 몰라도 조직적으로 증거를 폐기하고 숨바꼭질 하는 것은 처음 보는 사례"라며 "정상적 대응이 아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신 이사장은 정 대표가 롯데호텔 면세점에 입점하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브로커 한모(58)씨를 통해 건넨 20억원 안팎의 자금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지난 2일 검사와 수사관 100여명을 보내 롯데호텔 면세사업부와 신 이사장의 자택, 아들 장모씨가 운영하는 B사와 자택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B사 등 관련사들이 한씨가 체포된 지난 5월 초순부터 상부의 지시를 받고 전산과 회계자료를 조직적으로 파기한 것이 검찰 압수수색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정 대표가 건넨 돈이 신 이사장과 B사를 사실상 운영 중인 장씨 등 두 갈래로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물적 증거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그동안 수사에 협조적인 자세를 보이던 정 대표가 지난 6일 0시부로 재구속되면서 태도를 완전히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장 측 관계자들이 검찰 출석 요구에 불응할 수 있는 이유는 아직까지 참고인 신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숨바꼭질’ 승자는 결국 검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조직적 증거인멸 혐의만으로도 관계자들의 신분을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해 강제 소환하거나 불응할 경우 체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에 계속 불응하면 나름대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 이사장은 변호사들을 선임해 이번 사태에 대해 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사무실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품을 담은 상자를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