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이르면 이번주 중 홍만표(57) 변호사(전 검사장)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홍 변호사는 앞서 긴급 체포된 부장판사 출신의 최유정(46·여) 변호사와 더불어 이번 사건에 연루된 고위 전관의 두 축 중 한 사람이다. 최 변호사는 재판단계에서, 홍 변호사는 경찰과 검찰 수사 단계에서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도왔다. 최 변호사는 재판부에 대한 청탁 등 수임료 명목으로 정 대표와 이숨투자자문 송모(40) 대표 등 2명으로부터 각각 50억원씩 100억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지난 13일 구속됐다. 최 변호사는 정 대표와는 별건으로 송 대표 사건을 변호했다.
홍 변호사는 지난 2014년 정 대표가 원정 도박 혐의에 대해 수사를 받을 당시 경찰과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해 무혐의 처분을 받아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정 대표가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된 뒤에는 항소심 재판에서 검찰이 1심에서 구형했던 징역 3년보다 6개월이 낮은 징역 2년6월을 구형하도록 힘을 썼다는 혐의도 있다. 이와 함께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고 이른바 ‘전화변론’ 등을 통해 거액의 수임료를 받은 혐의(탈세)도 받고 있다.
홍 변호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정 대표 구명로비의 핵심 인물인 이모(지명수배 중)씨와의 관계도 "고교 동문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부정했다. 검찰이 항소심 단계에서 구형량을 줄인 것에 대해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정 대표가 수사에 적극 협조했기 때문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지난 10일 서울 서초동에 있는 홍 변호사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지만 이후 속도를 내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변호사법 위반과 탈세 등 제기된 의혹에 대해 모두 살펴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홍 변호사에 대한 소환 조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정 대표는 지난 12일 취하서를 내 원정도박 재판에 대한 상고심을 포기했다. 때문에 2심 선고형인 징역 8월이 확정돼 다음달 5일이면 풀려나게 된다.
이번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정 대표가 석방돼 본격적인 방어에 나선다면 검찰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검찰이 정 대표의 회삿돈 횡령 의혹에 대해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검찰은 조만간 정 대표에 대해 횡령과 뇌물공여 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 대표 사건에 깊숙이 관여한 홍 변호사에 대한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 홍 변호사는 네이처리퍼블릭의 법률고문이다.
청와대 움직임도 홍 변호사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에 힘을 넣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가진 3당 원내대표단과의 회동에서 "(정운호 게이트에 대해) 지금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철저히 수사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해 검찰을 독려했다.
지난 10일 검찰이 압수수색한 홍만표 변호사의 서울 서초동 사무실 간판. 사진/뉴스1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