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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폭식투쟁 동참 어버이연합에 '망나니' 표현은 무죄"
"객관적·사회적 품위에 반하는 극단적 표현 아니야"
입력 : 2016-05-12 오후 8:34:57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보수 시민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어버이연합)을 인터넷 매체 칼럼에서 ‘망나니’, ‘아귀’로 표현했다가 고소를 당한 영화평론가가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12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영화평론가 이안(51·본명 이안젤라)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씨는 세월호희생자 유가족들이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에서 단식 농성에 나선 것에 대해 ‘자유대학생연합’ 단체 회원들이 ‘생명 존중 폭식 투쟁’이라는 이름으로 농성장소 부근에서 음식과 술을 먹으며 반대하는 과정에서 어버이연합 일부 회원들이 동참한 것을 두고 2014년 9월 한 인터넷 매체에 기고한 칼럼 통해 비판했다.

 

‘죽음에 이르는 죄 가운데 첫 번째 큰 죄, 폭식’이라는 제목의 이씨 칼럼에는 자유대학생연합의 폭식투장을 비방하면서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라는 나잇값 못하는 망나니들의 본을 따른 것이리라. 늙어가면서 나이만 먹은 게 아니라 이기심과 탐욕만 먹어 배만 채우고 영혼은 텅 비어버린 아귀들을”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씨는 모욕죄로 기소됐으나 1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표현은 피해자 연합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만한 모욕적 언사로 볼 수 있지만 14단락으로 이루어진 칼럼 중 1단락의 일부에 불과하고 ‘망나니’란 언동이 몹시 막된 사람을 비난조로 이르는 말이고, ‘아귀’란 살아있을 때의 식탐 때문에 죽어서 배고픔과 목마름의 고통을 당하는 중생을 뜻하는 불교 용어이므로, 소위 폭식 투쟁을 비판하는 위 칼럼의 전체적인 주제와 내용에서 벗어나 있는 표현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정치적 사안에 대해 다수의 집회를 개최함으로써 공적인 존재를 자임하고 있는 피해자 연합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표현이 비록 피해자 연합의 입장에서 주관적으로는 모멸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사회적 품위에 반할 정도로 극단적인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피고인의 표현은 피해자 연합 일부 회원들의 행위를 전제로 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사용된 것이어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무뵈로 판시했다.

 

이에 검사가 “대다수 회원이 고령의 노인인 피해자 연합을 상대로 ‘망나니’, ‘아귀들’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한 것은 의사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모욕적 언사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된다”며 항소와 상고를 거듭했으나 모두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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