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벌목장 현장책임자가 현장을 떠난 사이 자르던 나무가 인부를 향해 쓰러져 사망사고가 났더라도 평소 대피로 지정지시 등 안전교육을 실시해왔고 나무가 전혀 예상 못한 방향으로 쓰러져 발생한 사고라면 형사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현장관리 소홀로 사망사고를 낸 혐의(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로 기소된 벌목 현장책임자 전모(31)씨와 정선군산림조합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현장책임자였던 피고인이 필요한 안전조치를 다 이행하지는 못했지만 매 작업일마다 대피로 지정 지시를 포함한 안전교육을 실시해왔고, 사고 당시 피해자가 자르던 나무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쓰러져 대피로나 대피장소를 마련했더라도 피해자가 피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피고들의 안전조치 미이행 과실과 사고 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같은 취지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단은 옳다"고 판시했다.
전씨는 정선군산림조합 사원으로 숲가꾸기사업 현장책임자로 근무해왔는데, 2014년 2월 현장을 떠나 조합 사무실에서 대의원 선거를 준비하는 사이 벌목 인부 A씨(62)가 자신이 자르던 나무에 깔려 그 자리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검찰은 전씨에 대해 대피로와 대피장소 없이 벌목하게 하고 현장을 떠나 안전관리를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하고 조합 역시 전씨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함께 기소했다.
그러나 1, 2심은 전씨가 매일 안전교육을 실시해온 점, 피해자가 사고 당시 나름대로 대피로를 마련한 점, 현장이 현실적으로 대피하기 어려웠던 점 등을 종합해볼 때 전씨 등의 안전조치 미이행과 피해자의 사망간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