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중국이 향후 3년 동안 교통 인프라 구축에 약 5조위안을 투자한다. 당국은 인프라 투자로 생산증진과 고용창출을 통한 경기부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금 조달 방식 등 명확한 설명이 부족해 중국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에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5조위안의 거대 인프라 프로젝트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중국 교통부는 전날 공식 웹사이트에 ‘주요 교통인프라 3년 행동계획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교통부는 “중국의 교통 인프라는 현재의 경제적 사회적 수준에 질적으로 못 미치고 있다”며 “인프라 구축 필요성은 향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국가 전체의 네트워크에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 교통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철도, 도로, 수로, 공항 등 303개 사업에 총 4조7000억위안(838조5000억위안)을 투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투자 규모는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6.9%에 해당되는 액수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국 정부가 경제 회생을 위해 투입했던 4조위안보다도 규모가 크다.
당국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국가의 전반적인 교통 체계를 확립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고용증진, 생산증대를 통해 중공업과 건설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철도부문에선 고속철도망을 개선시키고 서부 철도와 도시를 잇는 철도망 확충에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도로 부문의 경우 고속도로나 번잡도로를 개선해 지방과 도시의 접근 효율성을 높인다.
수로 부문에서는 내륙하천 정비, 항구 현대화를 통해 시진핑 정부가 구상중인 해상 실크로드를 뒷받침하고 공항의 경우 간선과 지선 공항의 설비 투자를 늘려 해외 교통망을 향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교통부의 발표 전인 지난 10일 NDRC 역시 북동부 공업지역에 1조6000억위안 규모의 130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자오 지안핑 NDRC 관계자는 “북동부 지역에 보조금을 주는 형태가 아닌 프로젝트별로 투자금이 할당될 것”이라며 “프로젝트의 적절성을 판단한 뒤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고속철도가 허난성 정저우 황허강의 다리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신화
자금조달 방식 등 불확실성 산재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의 실제적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하다.
이날 FT는 교통부의 발표문에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식이 나타나지 않아 중국 경제정책의 방향에 대한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교통부는 웹사이트에 이번 프로젝트 자금 출처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FT는 많은 전문가가 지난 3월 양회에서 발표된 ‘13차 5개년 규획(13·5 규획)’ 계획의 일부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앤드류 뱃슨 베이징 소재 리서치업체 게이브칼드라고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는 “거대한 규모의 자금이 어떻게 조달될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인프라 투자비용의 대부분은 부채에서 충당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는 결국 통화완화 정책이나 다를 바 없다”고 분석했다.
시기상 이번 프로젝트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과거 고속 성장을 하던 시절에는 인프라 투자가 중국 경제를 일으켜 세우는 역할을 했었지만 이미 중속성장에 진입한 상황에선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FT는 “현 단계에서의 인프라 투자는 돈만 많이 들고 쓸모없는 ‘흰 코끼리’를 양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여러 산업의 공급과잉과 부채 급증, 경제 왜곡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교통부의 이번 입장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양회 등 각종 경제 이벤트에서 ‘공급 개혁’을 외치던 행보와 전면으로 배치된다.
또 최근 중국 공산당 고위 관계자의 입장과도 상반된다. 지난 9일 익명의 이 관계자는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에 “중국 경제는 높은 부채 비율로 인해 U자형이나 V자형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며 “향후 1~2년 이상 L자형 성장을 이어가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엇갈리는 행보에 의심스런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뱃슨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성장과 구조개혁이라는 대척점에서 흔들리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지 명확지 않다”고 지적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