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 1000억원 달성은 세계 1위를 지향하는 비츠로셀의 첫 신호탄일 뿐입니다."
장승국 비츠로셀 대표(사진)는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잘하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연 매출 1000억원 클럽' 시대를 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10년 길목을 지켰고 기회를 포착, 과감하게 승부수를 띄운 결과다.
리튬일차전지 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비츠로셀(6월 결산)은 지난해(2014년7월~2015년6월) 처음 영업이익 1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액 821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하면서다. 올해(2015년7월~2016년6월)는 연 매출 1000억원을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영업익과 당기순익은 대략 45~50% 성장이 예상된다는 게 여의도 증권가 평가다. 최근 수익기여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사업 비중을 확대했기 때문이라고 장 대표는 말한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궤도에 오른 해외사업이라고 장 대표는 설명했다.
비츠로셀은 최근 전 세계 중형앰플 전지의 가장 큰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 국방부 사업을 따냈다. 인도-이스라엘과 함께 컨소시엄 형태로 선정된 인도 국방부 군용 중형 앰플전지 판매계약 규모는 약 84억원 정도다.
"지난 10년 인도시장을 독점해온 경쟁사는 물론 독일-프랑스-인도 컨소시엄, 스페인-프랑스-인도 컨소시엄을 누르고 선점했다는 데 의의가 큽니다."
비츠로셀의 캐시카우는 연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스마트미터 사업이다. 내수 100%로 국내 매출이 전부였던 군사업부문은 사실상 이제 시작인 셈이다. "군장비사업은 체계사업으로 통상 10~15년 이상 누적매출이 가능한 분야입니다. 인도 국방부의 이번 105mm 포탄용 중형앰플 공급계약 수주를 시작으로 연내 있을 130mm, 155mm 등 같은 규모의 두 프로젝트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봅니다. 첫 프로젝트 비딩(bidding) 자체가 워낙 획기적으로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인도 진출을 통한 미국시장 개척도 장 대표 목표다. 산업용전지의 세계 최대 제조·판매·유통회사인 에너시스나 이글피쳐 등 거대규모 경쟁사와의 맞대결은 만만치 않겠지만 궁극의 목표를 위한 도전은 지속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신성장동력 부문인 고온전지 해외공급계약도 이르면 이달 중 체결될 전망이다. 지난주 가닥을 잡은 상태로 공급규모는 약 50억원 정도다. 일반전지 두 배 가량의 매출수익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매출 1000억원 클럽 가입'을 목전에 됐지만 장 대표는 내부 계획보다 늦어졌다며 자만을 경계했다. 하지만 장 대표의 첫 비츠로셀 합류 당시와 비교하면 이는 상전벽해와도 같은 성과다.
대우에서 13년 근무하고, 대우전자 유럽판매법인장도 역임한 장 대표는 2006년 비츠로셀 전무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비츠로셀은 과거 대우전자 자회사(테크라프)였다. 그 시절 비츠로셀은 매출 150억원에 불과한 비상장 회사였지만 '바꾸면 되겠다' 생각했다고 장 대표는 회고한다. "스터디 결과 회사는 블루오션 성격이 짙었습니다. 하지만 내부상태는 듣던 것보다 엉망였죠. 배운 상식대로라면 회사는 살아있는 게 기적일 정도로요. 임직원들에게도 솔직하게 얘기했을 정돕니다."
1년 뒤 대표가 된 그는 대우시절의 경험을 살려 성장토대를 마련했고 9년 지나 비츠로셀 매출규모는 약 7배 늘어난 1000억원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속가능 기업의 기반을 굳힌 상징을 얻은 것이기도 하다.
"지난 10년 매해 중기계획을 세우고 분석하는 일을 거르지 않았습니다. 그 해 일정에 4년 예측을 더하면서 5년 과제를 꾸린 셈이죠. 쉽지 않은 일이었고 임직원들도 버거워했지만 바꾸니 되고, 되니 알더군요."
외형성장에 걸맞은 내실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넉넉한 유보금과 인센티브, 배당의 원칙을 강조하는 그다. "주주가치 환원 차원에서 오는 6월께 현금배당을 실시하려 합니다. 최근 주당 0.1주(10% 무상증자)를 결정한 것도 그런 이유죠."
연구개발(R&D) 비용·인력 확충 계획도 밝혔다. '지난 5년 500억원'을 개발에 쏟아부은 비츠로셀은 올해 두번째 '5년 500억원' 투자 스케쥴을 세워둔 상태다. 현재 70명의 기술인력도 100명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세계1위 지향사인 만큼 5년, 10년 장기비전에 투자하는 해외투자자 유치에도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12.5%에 달하는 해외유력기관 투자비중을 35%까지 끌어겠다"고 장 대표는 자신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