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중심축인 제조업 경기가 6개월 연속 위축세를 이어가고 있다. 과잉 공급에 글로벌 수요 둔화까지 겹치면서 올해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경기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당국의 추가 부양책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월 제조업 지표, 3년여 만에 최저치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과 물류구매연합회(CFLP)는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8월(49.2) 이후 최저치다. 사전 전망치 49.6과 직전월의 49.7 역시 모두 하회했다.
같은 날 발표된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과 영국 시장조사업체 마르키트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4를 기록했다. 직전월의 48.0과 사전 전망치인 48.2보다 개선된 결과였지만 역시 기준선 50을 하회했다.
PMI는 50 이상이면 경기확장을, 50 미만이면 경기위축을 의미한다. 두 지표 모두 50선을 밑돌면서 제조업 경기의 위축 국면이 지속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국영·대형기업을 중심으로 집계하는 국가통계국의 제조업 PMI는 지난 8월부터 6개월 연속 50에 못 미치며 위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중소·민간 제조업체 위주의 집계인 차이신 제조업 PMI 역시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 연속 기준치를 하회했다.
특히 제조업 PMI의 하위 지표인 신규 생산 지수는 전월 52.2에서 51.4로, 신규주문지수도 전월 50.2에서 49.5로 떨어졌다.
이날 함께 발표된 서비스업 지수는 전월에 비해 개선되지 못했다.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월 비제조업 PMI는 53.5로 직전월 54.4를 밑돌았다.
공급 과잉·수요 둔화 등 악재 겹쳐
글로벌 수요의 둔화와 과잉 공급 문제가 제조업 지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저우 하오 코메르츠뱅크 이코노미스트는 “1월 제조업의 근간인 철강 생산이 눈에 띄게 약세를 보였다”며 “전자기기, 에너지 등 제조업 대부분 업체들의 생산도 모두 부진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국가통계국과 차이신 PMI의 신규주문지수를 들며 제조업체의 국내외 수요가 부진했다고 전했다.
자오 칭허 국가통계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기업들이 공급과잉에 대처하기 위해 생산량 감소에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외 경제 둔화에 따라 수요가 총체적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수요 약세에 따른 생산 감소로 기업들은 인력 감축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국가통계국 PMI의 하위 지수인 제조업 고용지수는 전월 48.2에서 47.8로 떨어져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 리쿤 중국 국가발전연구센터(CDRC) 전략가는 “이번 지표 결과는 중국의 경제 성장 모멘텀이 여전히 낮음을 암시한다”며 “생산, 기업 활동, 수출 등 대다수 지표가 부진해 제조업 경기 상황이 위축돼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당국, 부양 단행 가능성 커져
제조업 경기 부진으로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켓워치는 이날 발표된 PMI 지표가 중국 경제가 계속해서 둔화될 것이라는 신호를 보여줬다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6차례의 금리 인하 등 중국 당국의 지속적인 부양책의 효과가 미미했다고 전했다.
올해도 제조업 경기는 부진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막대한 대출과 보조금 덕에 유지돼 온 ‘좀비 기업’ 퇴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첸 씽동 BNP 파리바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정책이 일부 제조업체들에 역풍을 가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 경제는 계속해서 약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전문가들은 당국의 추가 부양 가능성도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딩 슈앙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전략가는 “중국 경제가 올해 6.5%의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추가 부양책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저우 하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분기 인민은행이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도 상황에 맞춰 여러 번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ANZ 역시 “향후 2개월 내에 지준율 인하 등의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밝혔다.
중국 저장성 리수이에 위치한 한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