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석유화학업계 사장들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저유가가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판단을 유보했다. 그 보다는 나프타 관세율 인하와 배출권 거래 제도 등 현안을 더 시급한 내년 과제로 꼽았다.
17일 한국석유화학협회 사장단 조찬 모임에서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금리 인상이 석화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기준금리가 0.25% 올라가는 것으로 얼마나 바뀔 것인가에 대해 가늠하기 어렵고 그런 요인보다는 오히려 다른 요인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허 사장은 "일반적으로 봤을 때 (금리나 저유가가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나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업계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예견된 것이었고, 달러 강세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국제유가에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고 이를 '악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허 사장은 "배출권거래제 등 당장 닥친 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파리 기후변화협약은 석화업계 입장에선 또 하나의 '비보'였다. 선진국 중심의 1997년 교토 의정서와 또 다른 차원의 협정으로 한국은 앞으로 더 큰 온실가스 감축 압박을 받게 됐다.
이날 사장단 사이에서는 '나프타 관세율'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높았다. 업계는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올해부터 부과한 1%의 할당관세를 수입 나프타와의 형평성 등을 위해 다시 '영(0)세율'로 낮춰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협회 차원을 넘어 사장들이 직접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한중FTA 역시 대중 주력 상품에 대해 관세 인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기회보다는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압박하는 TPA(고순도 테레프탈산) 구조조정도 난제다.
올해 전기차 배터리로 흥행한 업계 1위 LG화학의 박진수 부회장도 내년이 고민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박 부회장은 "(실적이 좋아도) 어려움은 많다"면서 "열심히 노력해서 어려움을 잘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도 "저유가 등 대외 환경이 회사에 득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올해 유화업계의 실적은 다 괜찮았지만 전반적으로 시장이 안좋아 다른 유도품에 대해 어떤 영향을 미칠 지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연구개발(R&D)과 현장경영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일주일에 절반 이상을 대전 연구단지로 출근하며 내년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사장은 "내년 사업은 아직 모른다"며 "불확실성이 많아져서 현상 유지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석유화학협회장을 맡고 있는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왼쪽)과 박진수 LG화학 사장. 사진/롯데케미칼·LG화학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