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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발 스카우트 열풍…중동 향하는 정유업계 인재들
입력 : 2015-12-15 오후 2:08:11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쿠웨이트가 최근 국내 정유 전문가를 대거 스카우트하면서 업계가 또 한 번 들썩이고 있다. 한국에서 휘발유 등 석유제품을 수입하던 중동 국가들이 이제는 자체 정제시설을 갖추면서 이를 운영할 국내 고급 인력들을 공격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1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Oil 등 국내 정유사에 재직 중이던 베테랑 기술 인력들이 최근 쿠웨이트로 자리를 옮겼다. 쿠웨이트석유회사(KOC)와 쿠웨이트국영정유회사(KNPC)는 현재 국내에서 수시로 채용을 진행하며 인재를 물색 중이다. KOC의 경우 올 한해 20여명 안팎의 국내 인력을 스카우트 했으며 신체검사 등 절차를 마친 9명 정도가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ARAMCO)의 대규모 채용에 이어 하반기에도 쿠웨이트 국영 정유사의 채용이 계속되며 중동으로 빠져나가는 인재는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배경에는 석유 사업의 구조적인 변화가 있다. 국제 원유가격 하락과 미국 셰일가스 등의 영향으로 그동안 원유를 뽑아 파는데만 주력했던 중동 국가들이 고부가가치의 원유 정제산업에 직접 나서면서 노하우를 가진 한국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KNPC는 현재 쿠웨이트 남부 알주르에 하루에 61만5000배럴을 생산할 수 있는, 단일 규모로 중동에서 가장 큰 정유공장을 짓는 'NRP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이란 등에도 정제시설을 짓고 있어 이같은 현상은 심화될 전망이다.
 
국내 정유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고액 연봉과 각종 복지혜택 때문에 기후, 환경 등 단점에도 중동 일자리를 선호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KNPC는 8~12년 이상의 경력자에게 1억~1억6000만원의 기본 연봉과 함께 각종 수당, 가구구입비, 자녀교육비, 자동차 제공, 무상 의료지원, 항공권 지급, 연 42일의 유급휴가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쿠웨이트는 연봉에서 세금을 떼지 않는 나라라는 점도 매력 중 하나다.
 
헤드헌팅 업체의 한 관계자는 "급여나 복지 혜택이 사우디를 따라갈 수는 없지만 비자를 받고 일정기간 안에 출국하면 연봉의 10%를 더 올려주는 등 혜택 때문에 합격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출국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세계적인 수준인 국내 정유업계의 기술·노하우가 유출되고 값싼 원유를 확보할 수 있는 중동 국영기업이 직접 석유제품을 판매하면 국내 정유 4사의 수출 시장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이를 막을 특별한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과거 한국에도 선진국의 정제기술이 들어왔듯이 세계적인 기술의 상향 평준화는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며 "아예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지만 인력 유출이 기정사실화 된 상황이라 정유사 나름의 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의 원유 집하시설 및 가압장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조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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