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아프리카 껴안기에 나섰다. 짐바브웨에 차관 제공을 약속한 데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도 거액의 돈 보따리를 풀며 경제 협력(경협) 확대를 약속했다. 이를 두고 중국이 어떤 셈법을 취했는지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21회 유엔 기후총회(COP21) 참석을 마치고 아프리카 국가를 순방 중인 시 주석이 이날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65억달러(약7조6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에 합의키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이번 남아공 회담에서는 양국 기업들이 철강·에너지·금융 등의 산업 분야에 9억3000만달러를 공동 투자한다는 협정, 중국이 남아공 국영 철도기업에 중국산 열차·각종 장비의 구매를 위해 25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협정 등이 체결됐다.
시 주석은 전날에도 짐바브웨와 경협 강화를 약속했다. 화력발전소 보수에 12억달러(약1조4000억원) 규모의 차관을 도입키로 하는 등 총 10여건의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
시 주석의 이번 행보를 두고 중국의 대 아프리카 전략이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WSJ은 아프리카 대륙을 풍부한 ‘자원의 보고’ 정도로만 보던 중국이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인프라 투자 관련 자금조달처’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내에서 중국 사업 관련 컨설팅을 진행하는 카이 궈 변호사는 “중국은 이 같은 계획을 통해 기업들의 이익 증대와 일자리 창출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이 변호사는 “지난해 아프리카에서 엔지니어링 사업 절반을 중국 기업이 담당할 정도로 아프리카 시장은 이미 중국 기업으로 포화상태”라며 “이외에 (중국이) 더 얻을 것이 뭐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오브리 허비 아프리카 투자 부문 전략가는 이날 “중국의 경기 둔화로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 상황이 안좋아지자 시 주석이 이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것”이라며 정치적 의도도 들어있다고 꼬집었다.
시 주석은 다음날 요하네스버그로 이동해 4~5일 양일 간 이 곳에서 열리는 중국, 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총회에 참석한다. WSJ은 중국이 이번 총회에서 수십억 달러의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프레토리아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환영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