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다시 배낭을 멨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배낭을 메고 운동화를 신은 모습 그대로였다. 대중앞에 친근한 모습으로 나타난 박 시장은 이날 내년 총선을 준비중인 이른바 ‘박원순 키즈’를 위해 측면 지원사격에 나섰다. 박 시장은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과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시민운동가 하승창 씽크카페 대표, 민병덕 변호사와 함께 북토크쇼를 열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NJ빌딩 베짱이홀에서 열린 ‘원순씨, 배낭 메고 어디 가세요?’ 출간 기념 북토크쇼에 참석해 2011년, 2014년 서울시장 선거 캠프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북토크쇼는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의 사회로 진행됐고 사전신청 독자 200여명이 참여해 박 시장의 선거유세 이야기를 경청했다.
이날 소개한 책에는 2014년 박 시장의 서울시장 선거 유세 과정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 당시 박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 확성기와 로고송, 율동단을 포함한 유세차 이용과 세력 동원, 네거티브가 없는 ‘3무 선거운동’을 공약한 바 있다. 당시 박 시장은 선거운동을 위해 배낭을 메고 운동화를 신고 공원을 돌며 이전 역대 선거에서는 없었던 유세방식을 선보였다.
특히 이날 북토크쇼에는 ‘박원순 키즈’라고 불리는 박 시장의 측근들이 여럿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보통 정치인이 대중의 관심을 끄는 수단으로 출판기념회와 같은 행사를 열기 때문에 이날 박 시장이 내년 총선을 위한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대표적인 ‘박원순 키즈’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지만 원내 입성에 실패했다. 현재 기 전 부시장은 내년 총선 출마 지역 선택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재보선에서 출마 지역 발표가 번복되었던 과거 사례를 비춰봤을 때 조금 더 신중한 선택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은 일찌감치 서울 서대문을에 사무실을 내고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과 맞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권 전 수석은 선거 사무실을 정 의원 바로 옆 건물에 마련하고 주민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 “박 시장과 함께 서울시정에 전념한 경험들을 살려서 공약에 담아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병덕 변호사는 경기 안양동안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지역에는 국회 부의장을 맡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석현 의원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하승창 씽크카페 대표는 일각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자신의 총선 출마와 관련된 언급을 꺼려했다. 다만 하 대표는 “여러 사람들이 자꾸 이야기하니까 (총선 출마를)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있다”며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현직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서울 은평을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임 부시장은 16·17대 재선을 지낸 대표적인 ‘486 정치인’이다. 임 부시장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여당 친이계 핵심인사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처럼 박 시장은 내년 총선을 위해 직접적으로 지원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토크쇼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측근들의 국회 입성을 도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박 시장 측 인사는 국회에 거의 없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 내 관계자는 이날 “(박 시장측 내부에서 측근들의 원내 입성에 대한) 여론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박 시장과 함께 선거를 치뤘던 분들이나 일했던 분들의 주문들이 많이 있다. 그 분들 중 박 시장이 갖고 있는 가치와 시대정신에 공감하는 분들이 계신 것도 사실”이라며 “그 과정에서 조직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행사에서 흰색 셔츠에 연보라색 카디건을 입고 등장했다. 박 시장의 배낭에는 물통 한병과 수첩 하나, 그리고 중국어 교재가 들어있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지난해 지방선거 때) 선거 운동하는 것이 매우 재밌었다. 그때 행복했고 즐거웠다”며 “그럴때가 진정한 저인 것 같다. 시장되고 나서 넥타이를 메고 있으니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날 행사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 박 시장은 유머도 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는데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서울시 관련 현안이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청년수당’을 주제로 이야기할 때는 사뭇 진지해졌다.
박 시장은 “청년들이 힘들다. 그야말로 절벽이라는 말을 쓴다. 절벽을 기어 올라가야 하는데 명색이 서울시가 사다리를 하나 놓아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번 청년수당 제도는) 시범사업인데 좋다고 하면 조금 더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마포구 상수동 NJ빌딩 베짱이홀에서 열린 ‘원순씨, 배낭 메고 어디 가세요?’ 출간 기념 북토크쇼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의 사회로 진행됐고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과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시민운동가 하승창 씽크카페 대표, 민병덕 변호사가 참여했다. 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