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정무부시장은 이른바 서울시장의 ‘복심’ 중 한명으로 꼽힌다. 정치권과 일정 거리를 유지할 수 있으면서도 행정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자리로 평가받는다. 특히 매번 대통령 선거에서 ‘잠룡’으로 거론되는 서울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다는 점에서 향후 미래 권력의 최측근이 될 수도 있다.
역대 서울 정무부시장의 면면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조순 전 서울시장이 재직할 때 이해찬 전 총리가 서울 정무부시장을 맡았다. 이 전 총리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역 의원으로서 6선의 거물급 인사다. 서울 정무부시장을 약 5개월여 정도 재임했지만 이후 교육부장관을 거쳐 노무현 정부 때는 국무총리까지 지냈다.
또한 고건 전 총리가 서울시장으로 활동할 당시에는 새정치연합의 박병석, 신계륜 의원이 서울 정무부시장으로 고 전 총리를 보좌했다. 신 의원은 4선 의원으로, 새정치연합의 전신격인 열린우리당에서 창당의 주역으로 활동했다.
4선의 박 의원은 국회 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정무부시장의 역할에 대해 “시민의 의견을 들어 시정에 반영하고, 시정을 시민에게 올바르게 알리는 것”이라며 “즉 막힌 것을 뚫어주고 조율하는 윤활유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행정의 달인’이라는 고건 전 시장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역임했을 당시 정무부시장으로 활약했다. 그러면서 2007년 대선때 그는 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데 앞장섰다. 한마디로 이명박 정부의 개국공신인 셈이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의 권력사유화 논란에 대해 비판하면서 권력의 중심부에서 밀려났다. 그럼에도 현재 정 의원은 3선의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처럼 1995년 민선 이후 역대 서울시 정무부시장 가운데 현재 4명이 진출해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서울 정무부시장 자리는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활용되는 코스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이들이 의정활동을 오래하면서 정치의 활동 폭을 넓힐 수 있었던 이유는 정무부시장의 특수한 위치와 업무 특성 등이 많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서울 정무부시장은 임종석 전 의원이다. 임 부시장은 16·17대 재선을 지낸 대표적인 ‘486 정치인’이다. 이런 정치적 위상 때문인지 서울시에서도 그 역할은 상당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임 부시장에 대해 “워낙 정무적 감각이 뛰어나다. 국회에서 경험이 많아 서울시와 국회를 연결하는데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다른 정책적인 부분에서도 정무적으로 잘 판단해주시고 방향도 잘 잡아줬다”고 평가했다.
현재 임 부시장은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임 부시장 이후 차기 서울 정무부시장을 누가 맡을지도 관심사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현역 비례대표인 김기식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임 부시장이 총선에 출마하게 되면 정무부시장 자리가 비는데 그 자리에 김 의원이 가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정계에 입문하기 전 시민운동으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친분을 쌓은 바 있다. 또한 현재 김 의원은 내년 총선에 출마할 지역구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상황에 따라서는 지역구 의원보다 현 서울 정무부시장의 자리가 더 낫다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의정활동을 했던 사람이) 서울 정무부시장으로 가는 것은 그 정도면 격에 크게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다시 의정활동 하는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말 그대로 정무부시장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업무도 있고 역할도 있으니 괜찮은 길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서을특별시의회에서 열린 ‘제264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개회식’에 참석해 시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