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입 증가율이 과거에 비해 크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세제개편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예산정책처(이하 예정처)는 ‘2016년도 예산안 및 국가재정운용계획 분석’ 보고서를 통해 “비과세·감면 정비나 지하경제 양성화 등의 세입확충 방안은 향후 지출수요 증가에 대응하기에는 그 규모가 제한적이거나, 민간 경제 활동에 대한 영향을 고려할 때 지속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당시 ‘공약 가계부’를 통해 ▲비과세·감면 정비 ▲지하경제 양성화 ▲금융소득 과세 강화 등의 세입확충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비과세·감면 정비의 경우 2013~2017년의 세수 순증가 규모는 18조원의 35% 수준인 6조3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하경제 양성화의 경우, 2013~2014년 동안 목표치의 107%인 8조8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진내역별로 살펴보면, 세무조사와 체납정리 등 ‘세정노력 강화’ 실적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세정노력 강화’ 실적의 경우 지난해 목표가 2조3000억원이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3조원을 기록하는 등 목표 달성률은 132%에 달했다.
사실 지하경제 양성화는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뒷받침하기 위한 핵심 정책이다.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세정 당국이 주로 사용하는 정책 수단은 세무조사 강화다. 하지만 현재 세무조사 강화에 따라 조세 불복 사례가 급증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예정처는 “세무조사 강화에 의존하는 세수 확보 정책은 기업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또한 충분한 근거 없이 추징이 이루어질 경우 기업이 제기한 불복청구에서 정부 패소로 이어져 행정비용만 발생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조세 불복 제도에서 국가가 패소한 금액은 2013년 1조7616억원, 지난해 1조8879억원 등을 기록하는 등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에 예정처는 경제성장에 따른 자연적인 세수 증가만으로 지출 재원을 조달하기에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며 ▲금융소득 과세 확대 ▲고소득층 세부담 강화를 위한 최고소득세율 인상 ▲법인세에 대해 한시적인 목적세 부과 등의 세수확보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소득세의 경우 OECD 주요 국가들은 2000년대 개인소득세에 대한 과세를 완화했다가 금융위기 이후 프랑스와 영국, 미국 등을 중심으로 최고세율을 소폭 인상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으로 소득세 최고세율이 41.8%로서 OECD 34개국 가운데 23위를 기록, 이 때문에 금융소득 과세 확대와 고소득층 세부담 강화를 위한 최고소득세율 인상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다만 최근 법인세율은 OECD 국가들 사이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다. 국내에서도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 법인세의 재분배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과 반대로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견해가 서로 대립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예정처는 재정건전성 회복을 목적으로 법인세에 대한 한시적인 목적세를 부과하는 등 다각적인 세수확보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예정처는 “향후 고령화로 인해 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재정지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세제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성장을 저해하지 않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세제개편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