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공사 시장에 대기업의 입찰참여를 제한하는 입법안이 정치권에서 추진된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이같은 내용의 ‘정보통통신공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개정안에는 10억원 미만의 정보통신공사 사업에 대해 대기업의 입찰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최근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에서도 정보통신공사 시장은 연 13조6000억원 규모로, 전체 발주건수의 93.8%가 1억원 미만의 소규모 공사에 해당돼 중소기업에 적합한 공사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 8575개사 정보통신공사업체 중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대기업은 238개사(2.7%)에 불과하지만 전체시장 물량의 30%(약 4조원)를 수주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은 중소업체의 고유시장인 10억원 미만의 소규모 공사에도 연 7500억원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소기업간 경쟁시장인 10억원 이하의 소규모 공사 영역까지 대기업이 무분별하게 참여함으로써 중소 공사업체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쟁이 불공정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로 인해 대기업이 수주 받은 공사는 중소 사업자간 저가 경쟁을 유도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하도급 공사로 처리하면서 불공정 행위 만연으로 시공품질의 저하가 우려된다.
아울러 대기업의 편법을 이용한 우회적인 공사 입찰참여도 문제다. ‘소프트웨어산업(SW사업)진흥법’에 따라 40억원 미만 사업에 대해서는 대기업 참여를 제한하고 있지만 SW개발사업과 HW 설치(정보통신공사)가 함께 이뤄지고 있다. 이로 인해 대기업이 참여가 제한되는 SW사업이 아닌 제한이 없는 정보통신공사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어 제도의 취지를 훼손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의원은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타 업종과의 동일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건설공사와 SW사업의 경우는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중소기업간 경쟁시장을 보장하는 제도가 마련된 상태다. 현재 건설공사는 토목건출업공사업의 시공능력평가액이 상위 3%인 건설업자를 제한하고 있으며 SW사업은 40억원 미만 사업에 대해서는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전 의원은 21일 “지금 대기업들이 소위 말해 자회사를 내세워서 일부 폭리를 취하고 갑질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중소기업들은 대단히 경영이 어려워지고 공사가 부실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며 “시장 질서의 공정화를 위해서 이 법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이 지난 9월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양희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