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15일 열린 수르길 프로젝트 완공 및 신규사업 설명회에서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가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롯데케미칼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우즈베키스탄 에탄 산업은 중동 천연가스에 견줄 만큼 가격경쟁력이 있습니다. 유가가 40달러 이상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화학단지 '수르길 프로젝트' 완공과 신규사업 설명회에서 에탄 산업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수르길 프로젝트는 지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우즈벡을 방문해 양국 정상이 전략적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한국가스공사·롯데케미칼·GS E&R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 우즈벡 석유가스공사와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50대 50 지분 투자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수르길 가스전과 가스화학단지를 개발해 운영하는 사업이다. 생산된 가스와 함께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폴리프로필렌(PP) 등도 판매하게 된다. 이달 초 기계적 완공을 한 뒤 현재 시험생산에 돌입했으며, 내년 1월 상업생산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유럽과 터키, 아프리카를 주력 시장으로 보고 향후 이란과 중국 서부의 일부 시장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허 사장은 수르길 프로젝트에 대해 "한국과 우즈벡 양국 정부의 협력 아래 민관 컨소시엄이 이뤄낸 성공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한국 석화기업 최초로 유라시아 최대 규모 공장을 완공했다"고 강조했다.
유가 하락 우려와 관련해서는 "결국 어디에 파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유가가 40달러 이상이면 우즈베키스탄 에탄은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프로젝트로 투자수익률(IRR) 16~18%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100만BTU(천연가스단위)당 9.5달러까지도 견딜 수 있다는 판단 하에 프로젝트를 추진했다"며 "물류비가 높다는 약점이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도 남을만큼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즈벡 가스전 화학단지내 롯데케미칼 순수 기술력으로 건설된 폴리에틸렌(PE)와 폴리프로필렌(PP) 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허 사장은 "다른 기업과 포트폴리오가 다른 부분이 있고 가격 변동성에 따른 수익 변동성이 비교적 큰 것은 사실이지만 정밀화학보다는 기본적으로 저희가 잘 하는 범용제품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저가 원료가 있는 곳에서 사업을 통해 중국, 인도네시아 등 큰 시장을 공략하고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을 통해 우즈벡 정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국가간 대규모 생산기지 건설 사업이 성사될 수 있도록 신뢰기반을 구축해 이번 프로젝트에 큰 힘을 보탰다. 특히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의 우즈벡 국빈 방문시 발표한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 및 발전을 위한 공동 선언' 이 이번 사업 진행이 속도를 붙게 했다는 설명이다.
허 사장은 마지막으로 "신동빈 회장이 그동안 우즈벡을 두 차례 방문하고 정부를 직접 설득해 통관과 교통인프라 등 협조를 얻어냈다"며 "이번 사업 성공을 발판으로 현재 진행 중인 국내외 신규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해 글로벌 석유화학회사로의 큰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국내 PTA(고순도 테레프탈산·폴리에스터 원료) 생산업계의 구조조정 움직임에 대해 "국내 PTA 산업이 중국의 자급력 확대, 공급 과잉과 경쟁력 저하로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각은 총론에서 맞다"면서도 "기업 생산시설의 업체 간 통폐합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개입해 강제적으로 하기보다는 조력자 역할을 했으면 좋겠고, 구조조정은 업계간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업계 간 조율해 합병한다면 더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각 사마다 강점과 약점이 달라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