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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주관하는 ‘신제품 인증(NEP)’은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된 신기술이나, 혁신적으로 개선된 기술을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다.
수출 또는 수입대체 효과가 크고, 국내에 같은 종류의 다른 신제품이 없으면 3년의 범위에서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기업이 NEP 인증을 획득하면 우수제품 등록과 함께 공공기관 20% 의무구매 및 우선구매 대상, 기술금융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허술한 관리를 악용해 거짓 신기술이 버젓이 NEP 인증을 획득하면서 불법적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경우가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최근 만난 한 중소기업 대표는 정부의 부실한 NEP 인증체계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경쟁사인 A사가 지난 2004년 ‘변속형 유체커플링’의 국산화 개발에 성공했다며,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마치 국산제품인 것처럼 속였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A사 제품은 NEP 인증을 받았고, 국내 발전 공기업에 수의계약을 통해 오랫동안 납품됐다.
뒤늦게 이 제품이 중국의 한 변속기 회사에서 만들어져 전량 수입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재인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정부의 허술한 NEP 관리 실태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지난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이원욱 의원은 산업부 국감에서 기술표준원의 신제품 인증제도 전반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3년간 신제품 인증발급 총 185건(신규 115건, 연장 70건) 중 38건의 불법사례가 적발됐다. 이들 기업은 거짓 인증을 통해 지난 3년간 총 777억원 상당의 사업을 수주했다.
거짓 인증을 받은 대부분의 제품은 대부분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 등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곳에 납품돼 그 충격은 더했다.
심지어 종합평가보고서의 원천 자료인 ‘공인시험성적서’ 자체를 발급받지 않고, 불법으로 신제품 인증을 받은 사례도 발견됐다.
더군다나 NEP 인증은 공기업 수의계약으로 이어져 막대한 경제적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암암리에 금품로비나 전관예우 등 불법적 뒷거래가 성행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NEP 검증 절차를 통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투명한 시장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우수한 제품에 대한 홍보와 판로 개척이라는 애초 취지를 원점에서부터 되짚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육성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영택 탐사보도팀장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