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고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한가위는 본래 풍성한 결실을 나누는 큰 잔치의 의미가 크다. 보름달 보며 가을의 풍성함에 감사하고, 미처 나누지 못한 사랑과 은혜에 감사하는 때다. 추석연휴 기간 중에 전국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잔치가 열리는데 현재 귀성객과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다. 가족과 함께 추석 연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축제를 소개한다. 차례를 지내고 가까운 축제장을 찾아간다면 추억이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대표적인 큰 잔치는 한가위 연휴를 시작으로 백제역사유적지구 일원에서 열리는 제61회 백제문화제다. 충남 공주와 부여에서 동시에 열리는 이번 축제는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를 축하하는 잔치라 더욱 의미가 크고 규모 또한 상당하다. 특히 올해는 1955년 백제문화제가 처음 열린 후 꼭 61년이 되는 해다. 환갑잔치까지 겹쳐 말 그대로 겹경사다. 공주와 부여 시민들은 잔치에 찾아올 손님맞이 채비에 한창이다.
백제문화제 야경. 공주공산성과 금강변. (사진제공=공주시)
1400년전 , 백제로 놀러가자
'1400년 전 대백제의 부활-백제 다시 태어나다'라는 주제로 공주와 부여 일원에서 동시에 열리는 이번 축제는 26일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다음달 4일까지 9일 동안 펼쳐진다. 지난 7월 4일 백제의 왕국이 존재했던 공주, 부여, 익산을 권역으로 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에서 12번째이자 충남에서는 최초다. 때문에 이번 축제는 이전과는 그 규모나 내용부터 다르다.
백제문화제는 1955년 부여의 지역주민이 부소산성에 제단을 설치하여 백제 3충신인 성충, 흥수, 계백에게 제향하고 백마강에 몸을 던진 백제 여인들의 넋을 위로하고자 낙화암 아래 백마강에서 수륙재를 열었던 것이 그 기원이다. 이렇게 시작된 백제문화제는 60회를 거듭하며 1400년 동안 잃어버린 백제의 역사문화를 되살리는 씨앗이 되었다.
공주시 축제현장(사진제공=공주시)
유네스코는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으로서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등재의 이유로 밝혔다. 천년 넘게 백제의 하늘을 떠받치고 선 이끼 낀 석탑과 무너진 왕궁, 흩어진 기와 조각을 맞추어 백제 왕도는 이제 선명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는 백제문화제의 지난 60년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60년을 준비하는 해다. 백제문화제는 공주 금강신관공원과 부여 정림사지 일원에서 성대히 펼쳐진다. 축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해 참신하고 재미있는 신규 프로그램을 발굴, 총 52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휘영청 뜬 보름달 보며, 백제의 밤 즐기자
백제 웅진시대의 상징인 공주 공산성으로 첫 걸음을 잡는다. 공주는 백제의 2번째 수도로 웅진시대의 문화와 역사를 배경으로 한 축제 준비를 마쳤다. 웅진시대의 왕성이었던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 등 백제역사유적지구와 백제문화의 젖줄이었던 금강을 따라 금강신관공원 일대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웅진성 퍼레이드(사진제공=공주시)
공주 금강신관공원에서 펼쳐지는 개막식 '백제,다시 태어나다'는 불꽃축제로, 가을밤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이다. 축제기간 중 웅진성퍼레이드, 백제등불향연이 펼쳐질 예정인 가운데 백제마을도 관광객을 맞이할 채비에 한창이다. 시민참여 프로그램인 웅진성 퍼레이드는 공주시민들이 참여하는 탈(가면) 퍼레이드다. 백제춤을 추며 흥겨운 한가위와 백제문화의 부흥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다. 백제의 밤은 더욱 화려하다. 웅진시대의 도읍인 공산성과 금강변 일대는 웅장하고 화사한 야경을 선보인다. 금강신관공원과 공산성을 잇는 금강교를 백제 이야기를 담아 '빛의 거리'로 조성하였다.
유네스코 등재를 기념하는 공산성 배경의 실경공연도 아름다운 야경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공산성과 금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번 실경공연은 백제 무령왕의 스토리에 다양한 빛과 퍼포먼스를 가미한 수변 뮤지컬이다. 코스모스가 한창 만발한 미르섬 주변과 백제마을 '고마촌', 공주주제관도 둘러보자. 축제기간동안 웅진성 수문병교대식이 공산성뿐만 아니라 미르섬에서도 진행된다. 백제마을에는 구석기 동물농장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축제기간중 공주알밤축제와 알밤맥주페스티벌이 함께 열린다.
사비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부여는 그동안 구드래 둔치에서 개최되던 백제문화제를 관북리유적과 부소산성, 정림사지, 석탑로 등의 시가지로 옮겨 펼친다. 정림사지는 주무대와 전통무대, 전시·체험 공간, 야외전시관 등이 들어섰다. 석탑로도 체험장과 공연 등이 있는 문화 공간으로 꾸며지고, 부소산에는 숲속공연장과 제례교육 공간이, 관북리유적지구에는 야외공연장에서 전통놀이 등 다양한 행사와 체험이 이어진다. 백제역사문화행렬, 계백장군 출정행렬, 백제인 대동행렬을 준비하고 있으며 세계유산 등재에 따른 부소산 산성 밟기 등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백제문화제의 시원 격인 제례의 교육적 효과에 착안하여 삼충사, 궁녀사를 제례 체험장 및 교육장으로 만들 예정이다.
부여정림사지 야경(사진제공=부여군)
부여 백제 역시 화려하게 밤을 밝힌다. 주무대인 정림사지는 부드러운 빛으로 백제의 미를 우아하면서도 환상적으로 연출한다. 신명의 거리인 석탑로에는 백제 저잣거리의 생동감을 화려하고 선보인다. 관북리 유적지구 역시 자연의 아름다움과 전통미가 어우러진 야경을 선보인다. 정림사지 옆 소나무 길의 야외전시관에서는 세계유산 등재와 백제역사문화를 테마로 한 전시가 열린다. '체험! 백제문화 속으로'라는 주제의 석탑로는 초가형 체험장에서 백제인의 문화와 놀이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버스킹 공연, 밴드, 광대, 마술, 버블쇼 등의 거리 공연과 가족단위 관광객을 위한 어린이 공연극, LED 의상을 입고 펼치는 사비 야행(夜行) 퍼레이드, 백제인의 생활상을 느낄 수 있는 거리 재현극, 관광객이 참여할 수 있는 전래 놀이 재현 프로그램도 펼쳐진다.
문의: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041-635-6980)
이강 여행작가, 뉴스토마토 여행문화전문위원 gha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