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면서 가계부채 부실 가능성이 대두된 가운데 금융당국은 '숨은 가계부채'로 지목되는 개인사업자대출(소호대출) 관리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소호대출은 기업대출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생계자금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이자상환 부담이 커져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1일 금융감독당국 고위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을 대비한 은행권 건전성 감독이 하반기 중점 사항"이라며 "특히 생계자금으로 쓰이고 있는 기업여신에 대한 관리 강화를 은행권에 주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올 들어 대기업 대출 대신에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는 소호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려왔다. 대기업 여신은 중소기업 여신보다 신용도가 높지만 자칫 부실이 되면 충당금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시중은행의 소호대출 대출 잔액은 229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20조4000억원 늘었다. 이는 올해 1∼8월 기간 늘어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45조3000억원)의 절반에 육박한다.
문제는 소호대출이 명목상으로는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가계부채와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개인사업자 특성상 생활자금과 사업자금 간 구분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소호대출 가운데 상당 부분이 생계자금 목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기업부채 문제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이달 초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적극적인 좀비기업 정리를 주문하면서 금융당국 내에서 화두로 대두된 상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현재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를 진행중이며 내달까지 명단을 확정, 금융감독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를 바탕으로 11월 퇴출 중소기업 명단을 발표한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에게 여신건전성 분류를 엄격히 하고 이에 따른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은행들의 소호대출 영업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 초에 경기 전망에 따라 대기업 여신보다는 소호대출을 늘리기로 계획을 잡았다"며 "기업여신에 대한 충당금 부담이 늘면서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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