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브래드 스나이더(33·넥센 히어로즈)가 위기에 빠진 '영웅'을 구했다.
스나이더는 20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연장 12회말 전유수의 초구 128km 포크볼을 때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넥센이 4-3으로 이겼다. 2연패 사슬을 끊어낸 끝내기 홈런이었다. 19일 KT와 경기에서 9회 6실점하며 9-10으로 패한 악몽을 씻었다.
기다림이 주효했다. 스나이더는 20일 경기에서 홈런을 치기 전까지 가장 부진했던 타자였다. 앞선 5차례 타석에서 안타를 때리지 못한 채 삼진을 4차례 당했다. 상대 선발투수 김광현의 변화구를 공략하지 못했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스나이더를 빼지 않고 기다렸고 스나이더는 마지막 타석에서 응답했다.
(사진=뉴시스)
올 시즌 흐름도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스나이더는 지난 4월까지 홈런 없이 타율 1할8푼4리 8타점에 그쳤다. 4월 27일 1군에서 말소됐고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다. 염 감독은 "성공하기 위해서 타국에 왔다. 기회를 줘야 한다"며 "어떻게 보면 칼자루를 제가 쥐고 있는 거고 최대한 기회를 주려고 한다. 모두가 인정하는 수준까지는 기다린다"라고 했다.
스나이더는 5월 12일 1군 복귀전에서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포효했다. 20일 기준 타율 2할9푼4리 18홈런 54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당시 스나이더는 "다른 구단에서는 외국인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내보내는 것을 많이 봤는데 고맙다"고 했다. 2군행에 대해서도 "서운했다기보다 좋았던 때로 돌아가는 기회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기다림의 시간 동안 "조급함을 없애려고 했다. 정신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스나이더는 말했다. 그 사이 잭 루츠(두산 베어스), 나이저 모건(한화 이글스), 잭 한나한(LG 트윈스) 등의 외국인 타자들은 짐을 싸 한국을 떠났다.
연봉 대비 활약도도 높다. 계약금 포함 연봉을 살펴보면 스나이더(32만달러)의 연봉은 퇴출된 루츠(55만달러), 모건(70만달러), 한나한(100만달러)보다 낮다. 팀 공헌도는 훨씬 낫다.
한편 야구팬 사이에서 회자되는 이른바 '탈(脫) LG 효과'는 스나이더에게도 적용된다. 스나이더는 LG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지난 시즌 도중 KBO리그에 데뷔했다. 타율 2할1푼 4홈런 17타점으로 부진했다. LG를 이탈해 올 시즌 넥센과 계약했고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어느새 정상궤도에 올랐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