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5일장은 끝자리가 5일, 10일로 끝나는 날, 여주군청 별관에서 중앙통 거리까지 펼쳐지는 닷새장이다. 여주 지역의 장터는 인근의 여주장, 가남장, 대신장을 세 손가락으로 꼽는데, 그 중 으뜸장이 바로 여주장이다. 장거리는 여주군청 별관에서 시작되는데, 600여개의 현대식 상가가 들어선 중앙통을 따라 약 2㎞ 남짓 길게 이어진다. 대부분의 전통 5일장이 시내 중심에서 외곽으로 밀려나 이름만 5일장인 것에 비하면, 여주장은 시내 중심가인 중앙통에서 자리를 용케 지키며 500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장이 서는 날이면 장거리로 각양각색의 물건을 들고 나온 장꾼들이 좌판을 깔고, 새벽부터 해질 무렵까지 인근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시골 어미와 아비들이 쌈짓돈을 들고 장터로 마실을 나오는 날도 바로 장날이다.
여주5일장(사진=이강)
여주장의 시초는 고려시대쯤으로 추측한다.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 뱃길 왕래가 잦아지고 장꾼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자연스레 장이 서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뱃길이 자리한 포구가 교통과 경제의 중심지였던 만큼 여주장은 '양화장'이란 이름으로 한동안 번성하며 호시절을 누렸다. 여주가 한강을 따라 충주에서 한양까지 풍물을 실어 나르던 중간 기착점이었던 만큼 대규모의 5일장이 섰던 것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여주에만 5일장을 포함한 전통시장이 11곳에 달했다. 대다수 5일장이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여주장은 아직도 장날이면 어김없이 사람들로 붐빈다. 여주장을 이루는 장꾼들은 대개 여주 토박이 장꾼과 근방의 5일장을 돌며 장사를 벌이는 장돌뱅이들로 나뉘어진다. 장꾼들은 여주와 양평, 이천, 장호원, 또 그리 멀지 않은 음성, 원주 등지의 주민들이 집에서 키운 농산물과 산과 들에서 나는 산물을 꾸려 나와 장을 펼친다. 하지만 장터의 구색을 갖추는 것은 저렴한 의류나 공산품이고, 지역에서 많이 나지 않는 생물 등의 생선어물 등이 주요 품목에 해당한다. 무조건 1000원이라 써 붙여 놓은 상품들은 양념이다. 돈 만원 쯤이면으로 소소한 재미로 장터 마실도 하고 막걸리 한 잔에 잊혀진 정도 나눌 수 있다. 가족들과 아이들까지 데리고 나서 함께 즐길 만한 구경거리가 충분하다. 매주 토요일에는 여주농산물 번개시장이 열린다.
이강 여행작가, 뉴스토마토 여행문화전문위원 gha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