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국내경기가 완전한 회복세를 나타내기도 전에 경기가 다시 하강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체 회원국 중 유일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4분기보다 0.1% 올랐다.
또 최근 각종 경기지표도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2분기 성장률은 2%에 육박할 수 있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원화강세와 원유·원자재 가격이 상승하자 다시 경기가 침체할 것이란 우려가 나타나는 등 경기회복 여부를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환율효과로 겨우 회복세를 탔을 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우리 경제의 한계가 환율변동과 국제유가·원자재가 상승으로 인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게 된다는 뼈아픈 지적도 있다.
일시적으로 회복된 경기가 원화절상에 따른 수출감소와 실업률 상승 우려 등으로 다시 경기가 하강하는 '더블딥'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다.
◇ 경기 회복 기대감 커지지만...
최근의 경제지표는 정부의 우려와는 달리 빠른 회복세를 보여왔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두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고, 향후 6개월이후의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도 모든 지표가 플러스로 돌아섰다. 4개월 연속으로 상승세다.
4월 광공업생산은 금융시장에서의 불안감이 줄어들며 전월대비 4개월 연속 증가했고, 기업 체감경기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달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4로 전월대비 7포인트가 올라 3개월 연속 회복세다.
일반 소비자들도 경기하강은 끝났다고 기대하는 눈치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주식과 외환시장 안정세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사라지며 전달에 이어 상승흐름을 이어가 107로 14개월만에 100을 넘어섰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경기가 하반기에 상승하는 것은 자신할 순 없지만 급격한 하락세가 끝난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 성급한 회복론 경계..침체로 돌변?
이처럼 각종 지표와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음에도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성급한 '회복론'에 대해 경계를 풀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원화와 유가 상승 움직임에 내수부진과 수출감소가 겹치면 하반기에는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신규취업자수는 지난 1999년 3월 이후 10년2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고용시장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가장 후행하는 경기지표인 고용이 고작 한달 반짝 회복세를 보이더니 다시 최악으로 떨어지면서 경기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경기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곤 있지만 낙관적 전망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있다"며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상 2분기가 지나봐야 회복세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도 최근 직원들에게 "전반적으로 경기가 아직 어려운 상황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라"고 지시하는 등 정부의 움직임은 '회복론'과 거리가 멀다.
◇ 민간연구기관, 'W'자형 더블딥 경고
국내경기의 회복 움직임에 일치된 견해를 보였던 국내 민간연구소들도 원화가치 상승으로 수출이 하반기부터 급감하고 이는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져 악화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다며 '더블딥'을 경고하고 나섰다.
민간연구기관들은 5월 지표는 다소 개선될 수 있지만 성급한 경기회복 가능성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재정축소 정책으로 몰고 간다면 'W'자형의 더블딥으로 갈 수 있다며 일제히 경고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센터장은 "성장세 둔화 가능성으로 바닥이 긴 'U'자형 성장세를 보인 이후 회복과 침체를 반복하며 오른쪽의 V자가 더 큰 W자의 성장패턴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운찬 서울대 금융경제연구원장도 "현재의 경기선방은 환율효과에 따른 일시적 처방에 의한 것"이라며 "적극적 체질개선과 구조조정 없이는 이후 회복과 침체를 반복하는 'W자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수출이 성장률을 높이는 구심점인 한국의 경제구조상 아직은 경기회복이나 침체를 논하기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황인석 삼성경제연구원 전문위원은 "수출주도형 경제성장 구조를 가진 한국의 더블딥 논의 자체는 세계 경제의 회복과 침체가 본격화 된 이후에나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국의 경기부양 추진노력이 효과가 없고 동유럽 디폴트와 미국의 디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국제금융 불안 때문에 아직 회복이후 침체를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며 "내년이후 상황에 따라 침체이후 소폭 회복되는 L자형의 뱅크형 경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최근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한국 경제. 하지만 경제회복의 강도가 약하고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유가 상승까지 겹치며 향후 경기는 예측이 더욱 힘들어졌다.
1분기에 나타나는 경기회복 움직임이 다시 하락하는 더블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지속적인 성장의 단초가 될지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과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