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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뭉칫돈' 몰린 MMF, 122조원 돌파
6년여 만에 사상 최고치…저금리에 부동자금 증가 영향
입력 : 2015-08-11 오후 4:17:59
단기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이 122조원을 돌파하며 2009년 상반기 이후 6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이달 들어서만 7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저금리에 수익률 갈증이 높아진 기관투자가들의 수요가 컸다고 진단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현재 MMF 순자산은 122조1111억원에 달한다. 최근 5거래일새 6조5380억원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말 82조3678억원이었던 MMF 순자산 총액은 3월 이후 단 한 차례도 100조원 아래로 밀린 적이 없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중 유동성에 힘입어 월초 집합투자증권시장의 전체 설정원본(잔고)가 한 주 사이 7조원 가까이 증가했고 그 가운데 절대 비중이 MMF 자금 수요"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예금과 적금 금리가 1%대로 내려가면서 은행 자금 예치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투자자들이 MMF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예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50조~60조원대를 유지하던 MMF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120조원을 넘어섰고 경기 회복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MMF는 올 들어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MMF 규모 확대를 이끈 투자 주체가 과거와 다르다는 점이 주목된다. 통상 대규모 MMF 유입 주체는 주로 주식투자를 염두에 둔 개인투자자였지만 올 들어 기관의 비중이 급격히 커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자금 증가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채권금리 하락으로 연기금과 보험사 등이 일부 자금을 채권에서 MMF로 옮겨 담기 시작한 것이다. 대기업의 유보자금이 늘어나면서 법인자금이 늘어나는 것도 MMF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됐다. 작년말 국내 10대 그룹의 사내 유보금 규모는 504조원에 이른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현대차나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쌓아둔 잉여금을 MMF에 담는 추세"라며 "금리인하와 저성장에 따른 주식투자 매력 상실 등에 의해 예금금리보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그림자금융 상품에 회사의 법인 자금이 쏠린지 오래"라고 말했다.
 
현재 MMF를 비롯해 설정액 100조원을 육박하며 인기몰이를 지속하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유동화기업어음(ABCP), 환매조건부채권매매(Repo·레포) 등이 대표적인 그림자금융 상품으로 분류된다.
 
MMF 자금의 주식자산 이동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란 진단이다. 반면 지난 2013년 이후 자산운용 규제 강화로 투자 안전성을 높인 MMF 자금유입 흐름은 지속될 것이란 평가다. 이효섭 박사는 "한국 주식시장은 상장기업들이 성장성과 수익성이 나락으로 빠진 상태라서 사실상 주식투자 매력은 잃었다고 본다"며 "기업의 여유자금은 당분간 주식시장보다는 MMF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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