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미뤘던 은퇴식이 이제야 열린다. 주인공은 김응용(74) 전 한화 감독이다. 지난 시즌 감독직에서 물러났지만 그동안 은퇴식은 없었다.
프로야구 최다 1567승(1300패 68무)을 거둔 노장을 무대에서 인사 없이 내려 보내는 것은 도의가 아니었다. 현직 감독들이 뜻을 모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전달했고 KBO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응용 전 감독. (사진=ⓒNews1)
오는 1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BO리그 올스타전이 무대다. 10개 구단 감독들은 지난 1월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응용 감독 은퇴식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마음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작업으로 주문 제작된 공로패도 마련했다.
현직의 한 감독은 "감독으로서 거두기 어려운 성적을 이루셨다"고 했다. 1983년부터 해태를 시작으로 감독 생활을 한 김응용 감독은 통산 2935경기 1567승을 기록했다. 매년 60승씩 20년 동안 기록해도 달성할 수 없는 대기록이다. 그 사이 10차례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위 감독은 "내가 KBO라면 올 시즌 올스타전 이름을 '김응용 올스타전'으로 지었을 거다. KBO의 역사(history)도 생기는 것"이라며 한국야구위원회의 상상력 빈곤을 지적했다.
김응용 은퇴식 이후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장들과의 이별을 어떻게 해야 하는냐가 문제다.
한국사회가 늘 그랬듯 프로야구도 숫자로 나타나는 성적이 다른 모든 것보다 우선순위에 놓여 있다. 아무리 걸출한 감독이라도 현재 순위가 아래쪽에 있을 경우 가시밭길을 걷는 심정으로 일한다. 지난 시즌 선동렬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이 그랬고, 김응용 감독이 그랬다. 선수로 감독으로 프로야구에 한 획을 그었지만 선동렬 전 감독은 불명예 퇴진했고 김응용 감독은 재계약에 실패한 채 은퇴식도 하지 못했다.
지난 2010년 10월 3일(한국시간) 터너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와 필라델피아 경기를 앞두고 바비 콕스(73) 애틀랜타 감독의 은퇴식이 열렸다. 프로야구 30년 감독생활을 끝맺음하기 위해 시즌 최다인 5만 4296명의 관중이 왔다. 애틀랜타는 노(老)감독을 그냥 보내지 않았다. 구단이 하지 못한다면 KBO가 나서야 한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