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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조선의 4번 타자'가 보인다
적응과 생존 넘어선 '루키'..현지 언론도 맹활약에 주목
입력 : 2015-06-22 오전 6:00:00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건너갈 때만 해도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했다. 국내 무대에서 메이저리그로 곧장 건너가는 첫 사례라는 점이 불안감을 키웠다. 고교 졸업 후 미국 무대에서 성장한 박찬호나 추신수와는 다른 길이었기 때문에 그랬다. '지구에서 가장 야구 잘하는 선수들만 모이는 곳'이라는 게 이유였다.
 
무턱대고 움츠러든 것도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언저리를 전전하거나 아예 진출조차 하지 못했던 외국인 선수들이 국내 무대에서 활약하는 게 판단의 근거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류현진의 부상회복을 넘어 '재기'를 바랄 정도로 2년간 그의 활약을 즐겼다. 이때부터 한국에서 독보적인 투수면 메이저리그에서 해볼 만하다는 인식이 싹텄다.
 
이제는 이런 한국 야구의 자신감이 타자 영역으로 넘어갈 태세다. 지난 시즌 이후 넥센에서 곧장 피츠버그로 건너간 강정호가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강정호는 시즌 초만 하더라도 "주전 경쟁이 우선이다", "수비력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등의 평가를 받았다. 해외 어느 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든 간에 무조건 메이저리그 입성과 동시에 '루키'라고 부르는 메이저리그의 콧대 높은 자존심과 이를 추켜세우는 미국 언론의 보도도 한몫했다. 심지어 국내 언론과 팬들도 그렇게 믿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금 우린 메이저리그에서 당당히 4번 타자로 뛰고 있는 강정호를 보고 있다.
 
강정호는 지난 15일 필라델피아전부터 21일 워싱턴과의 경기까지 7경기 연속 4번 타자로 나섰다. 현재 5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3리를 기록하고 있으며 안타 45개와 홈런 4개를 때려냈다. 유격수와 3루수 모두 소화하는 강정호의 수비력은 이미 피츠버그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적응과 주전 경쟁이라는 단어는 옛 것이 됐으며 이제는 내년과 후년이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다. 미국 언론 CBS스포츠도 강정호의 활약을 주목하며 헐값에 데려온 그가 의외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평했다. 이 때문에 '넥스트 강정호'로 홈런왕 박병호(넥센)를 주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니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진출도 조심스레 상상해본다. 강정호와 마찬가지로 한국 야구를 평정하고 일본으로 떠난 그가 가장 좋아하는 별명은 '조선의 4번 타자'라고 알려졌다. '조선'이란 말이 오늘날 한국을 대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운동선수 앞에 붙는 단어로서의 어감은 분명 멋지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연착륙이 이어진다면 이대호는 이 별명을 강정호에게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 일본 야구보다 메이저리그가 높게 평가받고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임정혁 스포츠칼럼니스트 komsy1201@gmail.com
 
 
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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